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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기자회견] 유망 인터넷기업 발굴.지원 주력
입력1999-12-21 00:00:00
수정
1999.12.21 00:00:00
김상연 기자
이날 열린 조찬 강연회에는 국내의 내로라 하는 벤처기업 사장들이 孫사장의 생각을 듣기 위해 몰렸다.손정의 사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한국은 교육수준과 교육열이 매우 높아 정보 사회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반도체와 전자장비 기술이 뛰어나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일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孫사장은 『야후는 몇년 전 두 명의 대학생이 만들었다』며 『한국에서도 새로운 영웅이 나올 것이므로 소프트뱅크가 그들을 도와줄 수 있으면 기쁘겠다』고 밝혔다. 손정의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투자 계획, 나스닥 등 소프트뱅크의 금융사업, 인터넷 사업의 미래 등에 대해 자세히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 내용.
-3년 동안 100개 기업에 1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100개라고 한정한 것을 보면 어느 정도 투자 윤곽이 잡힌 것 같은데 현재 유력한 투자 대상으로 꼽히는 기업은 있는가.
100개 기업은 일종의 개념(CONCEPT)이다. 현재 투자 대상으로 정해진 기업은 없다. 한국의 일부 언론이 소프트 뱅크가 어느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하는데 전혀 근거없는 말이다. 우리는 지금 있는 기업에도 투자하지만 앞으로 태어날 기업에도 많이 투자할 것이다. 지금은 대학생이지만 내년이면 졸업해 창업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들도 우리의 투자대상이다.
-그렇다면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달라. 많은 기업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우리가 지원했을 때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우리의 투자대상 기업이다. 특히 70%의 확률을 보고 투자기업을 결정한다.
우리가 투자기업을 선정할 때 보는 조건이 몇 가지가 있다. 우선 비즈니스 모델이 좋아야 한다. 구성원들이 열정이 있어야 한다. 또 구성된 팀이 좋아야 한다. 과거 실적도 참고한다. 사용자 수, 페이지 뷰(하루 열독 쪽수), 인터넷에서 방문자들이 벌이는 활동 등이 주요 참고자료다. 나래이동통신의 관련 팀이 투자 기업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투자 방식은 어떤가. 일부에서는 인수·합병(M&A)도 할 수 있다고 보는데...
우리는 M&A에는 관심이 없다. 벤처기업을 지원하고 키우는 일만 할 것이다. 작은 회사가 우리의 지원을 통해 더 큰 회사로 성장하는 게 우리의 사업 목표다. 물론 우리는 오직 인터넷 기업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다.
-1억 달러는 어떻게 사용되는가.
1억 달러의 80%는 소프트뱅크홀딩즈코리아(SBHK)가 한국기업들을 직접 투자하는데 사용된다. 20%는 벤처기업 투자를 전담할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의 초기 자본금으로 쓰일 것이다. 투자 종류도 다르다. 투자액의 20%는 미국의 소프트뱅크 패밀리들이 한국에 진출하는데 쓰일 것이다. 40%는 초기 단계의 벤처기업에 투자된다. 나머지 40%는 후기 단계의 인터넷 벤처 기업에 투자된다. 웹사이트가 이미 존재하고 사용자가 있지만 아직 기업을 주식시장에 공개하지 않은 기업들이 후기 단계의 인터넷 기업이다. 1억 달러는 투자의 최소 비용이다. 앞으로 상황에 따라 2억 달러, 3억 달러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SBHK는 소프트뱅크 패밀리 회사, 예를 들어 바이닷컴 등의 한국 진입 지원역할도 한다고 했는데 이것은 한국 벤처투자와는 상관없는 것 아닌가.
인터넷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누구나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다. 국적에 상관없이 그런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을 지원하는 것은 세계 시민에게 좋은 일이다. 한국인 역시 세계의 다양한 서비스를 원할 것이다. 이런 좋은 서비스를 들여오는 것은 한국에 좋을 것이다.
-손정의 사장은 금융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인터넷과 금융을 결합시키는 분야에서 앞으로 한국 투자는 어떤가.
인터넷이 더 좋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분야중 하나가 금융이다. 특히 한국은 인터넷 주식시장에서 일본보다 더 앞선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LG증권과 소프트뱅크 패밀리인 E-트레이드가 합작해 사이버증권회사를 세웠는데 매우 흥미로운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최근 코스닥의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제의를 했다고 하는데...
코스닥 시장과 관련한 사업은 지금 논의를 하는 첫 단계에 불과하다. 코스닥 관계자와는 딱 한번 만나 사업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는데 루머가 먼저 돌고 있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
-孫 사장은 나스닥 유럽, 나스닥 저팬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가.
모든 나라의 젊은이들은 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매우 보수적이다. 이곳에 나스닥의 활동성을 접목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나스닥 시장을 유럽과 일본 등에 옮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밤이 없는 국제주식시장을 만들고 싶다. 물론 할 수 있다면 한국에서도 그러고 싶다.
그러나 나는 한국의 주식시장에 대해 잘 모른다. 아직까지는 아무 것도 결정난 것이 없다. 만일 한국인이 원한다면 나스닥과 연결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한국에 나스닥 시장이 선다면 세계의 투자가들이 한국의 벤처 기업에 투자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투자가도 외국 기업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한국에 와서 컴퓨터를 대학입시 과목에 넣자고 주장했다. 인터넷 시대에 대비한 교육 전략에 대해 궁금하다.
모든 학생이 PC 1대씩을 갖고 있고, 이 PC가 고속 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게 한다면 굉장히 좋을 것이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고속도로나 다리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적다. 이같은 방법을 일본 정부에도 제안한 바 있다.
2005년이 되면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가 미국이나 일본의 인터넷 인구보다 더 많을 것이다. 인터넷 이용자 수로는 이제 경쟁이 안되고, 인터넷 인구의 질이 중요해진다. 이를 위해 좋은 교육이 필요하다. 젊은이들이 교육을 통해 인터넷에서 좋은 경험을 가져야 한다.
-소프트뱅크 패밀리는 세계에 몇 개나 있는가.
세계적으로 200여개 정도 있다. 미국에 100여개, 일본에 50여개, 유럽에 20여개가 있으며, 한국에도 몇 개가 있다. 투자 회사도 10여개가 있다. 앞으로 5년 동안 전세계에 소프트뱅크 패밀리를 780개로 늘릴 계획이다.
-100개 기업에 투자한다고 했는데 이들이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가.
여러 개의 좋은 웹사이트가 협력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자주 그 웹사이트들을 이용할 것이다. 한 웹사이트 이용자가 다른 웹사이트를 이용하고 여러 서비스를 한꺼번에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의 역할은 투자 기업을 지배하거나 조절하는 게 아니라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그들이 서로 협력해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하면 서로 협력할 것이다. 물론 소프트뱅크가 그것을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밀레니엄을 앞두고 한국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10여일만 지나면 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된다. 인터넷은 젊은이들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과거에는 거대한 자본과 종업원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었지만 인터넷은 아이디어와 열정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지원하고 싶다.
김상연기자DREA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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