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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워크아웃과 시장규율
입력2002-06-04 00:00:00
수정
2002.06.04 00:00:00
일부 은행과 신용카드사들이 개인 워크아웃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개인 및 가계대출 급증과 신용불량자 양산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5%선을 넘어선 가운데 15%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은행의 경우도 그 동안 개인 및 가계대출 급증에 따른 부실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아파트를 비롯한 부동산담보대출이 급증한 점에 비추어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경우 부실 가능성은 매우 높은 실정이다.
이러한 개인신용위기를 극복하고 카드사 및 금융기관의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선진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개인 워크아웃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개인에 대한 워크아웃은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신용불량자의 양산을 막고 대출기관의 부실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워크아웃 프로그램은 기관별로, 또 개인의 신용상태와 소득수준ㆍ상환능력 등을 감안해 다양하게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제도이므로 선진국의 사례 등을 바탕으로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개인 워크아웃제도의 시행과 관련해 몇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우선 시장규율의 확립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신용불량자가 양산된 데는 대출기관과 개인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다.
기본적으로 대출기관이 신용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책임이 있고 신용불량자는 자신의 신용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않은 책임을 면키 어렵다.
일부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대출기관과 개인이 함께 노력하면 신용불량 사태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신용불량자가 양산되고 있다는 것은 이 같은 기본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개인 워크아웃을 통해 신용불량자에게 여러 가지 혜택을 줄 경우 신용관리를 잘하는 우량고객에 대해서는 일종의 역차별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개인 워크아웃에 따른 비용이 신용관리를 잘하는 우량고객에 전가될 소지도 없지 않다. 이래서는 신용사회의 기본인 시장규율이 확립되기 어렵다. 기업에 대한 워크아웃에서 보듯 부실기업에 대한 워크아웃으로 인해 우량기업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것처럼 피해부담이 전가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될 것이다.
개인대출에 따른 부실은 줄이되 시장규율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개인 워크아웃의 과제인 셈이다. 시장규율이 확립되지 않고서는 신용사회가 정착되기 어렵고 신용질서가 서지 않는 한 신용불량자의 양산과 개인 워크아웃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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