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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스런 날씨에 저체온증 올 수도… 바람막이 꼭 챙기세요

■ 가을 등산 안전하게 즐기는 법<br>초입-정상 기온차 10도 이상… 얇은 반팔옷만 입고가면 낭패<br>장시간 산행 저혈당 증상 대비 사탕·주스 등 단 것 미리 준비<br>관절염 있을땐 보폭 줄이고 스틱 사용 체중 분산 시켜야

등산객들이 무리를 지어 산을 오르고 있다. 기온차가 큰 환절기 가을산행은 저체온증 등의 각종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서울경제DB


완연한 가을 날씨 속에 전국의 산은 연일 가을정취를 맞보려는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가을은 환절기라는 특징 때문에 신체 내부적으로 변화에 적응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기온차가 크다는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등산시 각종 위급한 상황이 발생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침과 오후의 기온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가을철에는 산 초입과 정상에서도 극심한 기온차가 생긴다. 간혹 젊은 사람들 중에 등산을 하면 땀이 나기 때문에 얇은 반팔 소매의 옷만 입고 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산 정산의 경우 급작스런 날씨 변동이 잦아 비를 만나 옷이 젖을 수도 있으며 조난 등의 위급상황에 처할 경우 기온이 낮아지는 밤까지 산에 머무르면서 저체온증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체온증에 걸리면 추위를 느끼며 몸을 떨다가 서서히 의식이 흐려지고 맥박이 떨어져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저체온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방한성 등산복을 입거나 바람막이 같이 체온을 지켜주는 옷을 입어야 한다. 또 모자를 착용해 머리로 빠져나가는 체온을 최소화해주는 것이 좋다. 비에 젖을 것을 대비해 여분의 옷을 챙기고 땀이 나면 옷을 벗어 땀을 덜 나게 하는 반면 쉴 때는 옷을 입어 체온을 유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신형진 군포 지샘병원 응급의학과 과장은 "가을에는 특히 등산으로 인한 응급상황이 많이 발생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면서 "안전한 산행을 위해 여분의 옷과 음식을 챙기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며 부상을 당했을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다른 이상은 없는지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합병증 등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무리한 등산으로 혈당이 낮아지는 저혈당 증상도 주의해야 한다.

저혈당은 대부분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이 떨어지면서 많이 발생하지만 정상인의 경우에도 끼니를 굶고 등산과 같은 장시간의 과도한 신체활동을 하거나 전날 과음을 한 경우 나타날 수 있다. 또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몸이 경직되면서 신체 기능이 떨어져 저혈당이 발생할 수도 있다.

등산시 저혈당 증상을 느끼는 것은 산이라는 특정 장소라는 점 때문에 심각한 응급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 산속에서는 음식을 찾기도 힘들고 자칫 현기증으로 인한 낙상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을산행 중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탕이나 주스와 같이 당 성분이 있는 음식물을 꼭 챙겨가고 현기증이나 손 떨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내려와 음식물을 섭취하는 등 휴식을 취해야 한다. 증상이 지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등산을 하다 보면 시선은 항상 하늘이나 단풍을 보느라 먼 곳을 주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정작 발 밑의 위험요소는 제대로 보지 못해 낙상을 당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가을철 낙상은 낙엽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땅에 떨어진 낙엽 위로 이슬이 맺혀 미끄러운 상태에서 사람들이 부주의하게 그 위를 지나가다 미끄러지게 되는 것이다.

산에서는 날카롭고 단단한 바위와 돌로 인해 가볍게 넘어져도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엉덩이와 허리ㆍ손목 등 다양한 부위의 골절을 일으킬 수 있으며 연령에 따라서 가벼운 부상부터 골절과 이로 인한 기능장애ㆍ합병증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부상을 당했다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낙상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밑을 잘 보고 걷고 평소 관절과 인대가 경직되지 않도록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또 엉덩이나 무릎 보호대,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는 것도 낙상사고의 좋은 예방법이다.



조수현 강북힘찬병원 부원장은 "초보자나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준비 없이 산에 올랐다가 등산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상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며 "충분한 준비 없이 무리한 산행을 하게 되면 몸의 근육이 평소보다 긴장하게 돼 발목이나 손목ㆍ무릎 관절 손상 등 각종 부상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산행 중 통증을 가장 많이 호소하는 부위가 바로 무릎이다.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가 더 문제. 내리막길에서 무릎이 구부려지면서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걸을 때는 체중의 2배, 달릴 때는 3배 수준의 하중이 무릎에 가해지는 것에 비해 하산 길에는 최대 4배의 하중이 무릎에 실리게 된다. 특히 무릎 연골에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 40대 이후 중ㆍ노년층은 작은 충격에도 손상을 입기 쉬우므로 부상 발생 빈도도 높은 편이다.

무릎 부상 중에서도 '반월판 연골손상'이 가장 흔하다. 무릎 관절 사이에서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는 반월상 연골판은 지나친 근육 사용이나 무릎이 꺾여 넘어지는 경우처럼 갑작스러운 충격이 가해지면 찢어져 손상을 입게 된다. 연골판은 한번 손상되면 자연 치유나 재생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손상된 부위를 복원해 관절염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갑자기 무리하게 등산을 한 경우 발뒤꿈치 통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발바닥 근육을 감싸며 완충작용을 하는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긴 경우이다. '족저근막염'은 아침에 일어나서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쪽이 아픈 게 초기 증상이지만 조금만 걷고 나면 사라져버려 나중에 뒤꿈치를 땅에 대지도 못할 정도가 돼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평소 아킬레스 스트레칭 운동을 해 주고 쿠션이 좋은 신발 등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도 딱딱한 마룻바닥을 그냥 디디지 말고 푹신한 슬리퍼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등산하기 전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배낭과 지팡이ㆍ등산화 등이다. 배낭은 되도록 허리벨트가 있는 것을 사용해 등에 밀착되게 하며 배낭의 무게는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등산화는 너무 죄거나 너무 큰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지팡이는 오르막ㆍ내리막길에서 체중을 분산시켜 허리나 관절에 부담을 줄인다.

산에 오를 때에는 허리를 세워 목과 허리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또 하산할 때는 보폭을 더 넓게 하고 발뒤꿈치부터 디뎌 충격을 줄여야 한다. 경사나 바닥 상태의 따라 뒤쪽 다리의 무릎을 좀 더 구부리면 앞쪽 다리에 오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등산을 하다가 미끄러지는 경우에는 본능적으로 땅을 짚어 손목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손목 부분의 뼈인 요골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는 '손목골절'도 많이 발생한다. 낙상 이후 손목 부위가 붓고 통증이 있는 등 이상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방문해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 손목 골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할 경우 손목 관절염으로 진행되거나 심하면 변형을 초래하기도 한다.

김성민 강서힘찬병원 원장은 "등산은 간단한 장비만으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지만 갑작스럽고 무리하게 한다면 운동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며 "특히 관절염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자신에게 맞는 등산코스를 선택해 더 천천히 걸으면서 보폭을 줄이고 등산용 스틱을 사용해 체중을 분산해야 넘어짐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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