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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이미 시작됐다/폴 A 새뮤얼슨(송현칼럼)

공식적으로 새로운 세기는 아직 4년이나 남았다. 그러나 경제사와 정치사는 달력의 날짜대로 시대구분을 하지 않는다. 나의 산술로 20세기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14년에 시작됐다.같은 논리로 나는 새로운 진통과 경이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이 21세기라고 주장하고 싶다. 새로운 세기의 특징은 무엇인가. 우선 세계적으로 경쟁시장이 강화되면서 복지국가들의 폭발적인 성장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클린턴 대통령은 압승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이 사실이 복지성장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복지예산은 앞으로 억제될 것이 틀림없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차이점은 민주당이 복지예산의 고통스런 감축에 좀 더 인간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한국은 기업활동 및 금융시장에 대한 정부의 지도 및 규제가 완화돼야 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싱가포르 대만 홍콩 등 4마리용과 일본이 거둔 성공적인 경제성장이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장기구 및 국제무역은 이같은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 중부 아프리카는 아직도 내부분쟁에 시달리고 있다. 소말리아 자이레 리베리아는 모두 초보적인 경제학의 교훈을 주고 있다. 성공적인 민주화와 질서가 없으면 기초적인 생계도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다. 구소련 및 동유럽국가들은 민주적인 안정이 확보되면 북미 및 서유럽 수준의 높은 생산성을 뒤쫓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정확한 예측을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치학이 아닌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나는 이들 국가의 미래를 낙관한다. 미래의 불확실한 요소는 세계평화가 앞으로 20년간 지속될 것이냐는 점이다. 이 질문을 1900년대의 저명한 역사가들에게 했다면 그들은 카이저 빌헬름의 야망에서 어두운 지평선을 감지하면서도 평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을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1차대전이 발발했을때 그들이 당황하며 믿을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인데서 알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미리 경고를 받고 있다. 오스트리아 황태자의 암살사건이 발생, 1차대전의 발화점이 됐던 사라예보의 오늘날의 참상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심화시켰다. 미래의 거시경제학에 관한한 세계대전의 가능성은 없을지 모르나 북아일랜드 유고 아프리카에서 국지전이 발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로운 세기의 모습은 어떤가. 앞으로도 경제성장은 계속 될 것이다. 그러나 1950년부터 1975년까지의 고도성장은 아닐 것이다. 완만한 성장에 대한 낙관론은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경제적 불평등 심화라는 문제에 부딪힐 것이다. 나는 이런 분석이 맞지 않기를 바란다. 주주들은 자본이득 및 배당이 늘어나게 되는 경제성장을 환영한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산림 및 녹지에 새로운 콘도미니엄과 도로를 건설할 수 있도록 법망이 허술할때 경제가 발전하기를 원한다. 시장자율에 맡기는 것이 성장을 촉진할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의 존 러스킨은 도로와 공장들이 영국의 녹지를 파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옳았다. 그러나 미국과 서유럽의 선진국들에서는 하천, 토지 및 대기 오염에 반대하는 환경보호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개도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북경과 대북의 공기는 심하게 오염되어 있다. 폴란드의 하천과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의 식수도 그렇다. 개도국의 고도성장은 금속과 에너지 등의 자원을 고갈케할 것이다. 서방진영은 수억명의 인도인들이 호사스런 생활을 하는데 거부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구소련권의 3억명의 생활수준이 3배나 향상될 때 환경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될 것이다. 수익체감의 법칙과 포스트 뉴턴시대 과학자의 지혜간 경쟁에서 시장의 손익계산이 정부의 책임을 대신하게 되는 과학은 계속 승리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가까운 장래 경제역사책에서 읽게될 것이다.<미 MIT대 교수·노벨 경제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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