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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심는 한국기업의 혼/좌담회] “中과 윈윈협력 새비즈 기회 찾아야”

우리 기업들이 중국대륙에 진출한 지도 어언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많은 성공과 갈채가 있었지만 그 속엔 실패와 좌절도 많았다. 그 세월동안 기업들이 일궈낸 결실은 `코리아 브랜드`에 오롯이 녹아있다. 13억 중국인에겐 어느덧 `한국=고급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 `한국기업=실패와 좌절을 모르는 불굴의 기상`이라는 등식이 형성되고 있다. 조환복 주중한국대사관 경제공사, 박윤식 중국한국상회 회장, 우르환(吳日煥) 중국정법대 민상경제법학원 교수를 만나 우리 기업들이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서 이룬 업적을 평가하고, 다가올 10년 동안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 들어봤다. ▲조 공사=지난 10년 동안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얻은 성과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장대합니다. 이런 결과를 얻은 것은 밤낮없이 열심히 일한 기업들의 노력 덕분입니다. 특히 기업들이 피땀 흘려 이룬 성과는 지난 92년 한려?수교 이후 양국이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포괄적인 협력을 이뤄낼 수 있는 발판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박 회장=우리 기업들은 불철주야 앞만 보고 달려 왔습니다. 물론 실패도 있었지만 열심히 일한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도 생겼습니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중국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0년간 시행착오를 거쳐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자산입니다. ▲우 교수=중국인들은 한국 기업들이 10년 남짓한 기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에 대해 경이롭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성과를 얻은 것은 우선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수시장만 바라본 일본 기업과는 달리 `중국과 동반발전을 꾀한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한국인 특유의 투지로 중국인들과 부대끼며 시장을 개척한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것과 200만 조선족의 역할도 성공의 지름길이 됐습니다. 특히 조선족이 한국 기업의 성공에 중요한 자산이었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조 공사=한ㆍ중 관계는 `전면적 협력 동반자관계`라는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최근에는 군사교류까지 할 정도로 양국의 관계가 매우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이 기반을 조성하고 선도한 것은 바로 경제이고, 앞으로 양국 관계를 더 발전시킬 것도 경제입니다. 따라서 양국의 경제 통상관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킬 주역인 기업들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기업들의 실질협력관계가 없으면 양국 관계는 말 잔치로 끝날 것입니다. ▲박 회장=한려?경협이 더욱 깊게 발전되면 북한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다른 나라에 나가 활동하는 것과는 달리 막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 교수=기업이 양국관계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것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양국 수교의 물꼬를 튼 것도 바로 기업입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보고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이해를 하고 좋은 감정을 갖게 됐습니다. 특히 중국에 자리잡은 대기업들이 펼치는 사회공익활동은 중국 기업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을 했다는 차원에서 큰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보다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사회에 융화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조 공사=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의 키워드는 `중국`과 `IT(정보통신)`입니다. 중국은 이 두 가지가 다 겹치는 곳입니다. 그만큼 중국은 한국에 있어 중요한 곳이지요. 문제는 양국 관계를 얼마만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수교전 중국은 한국을 아쉬워 했지만 지금은 상대적으로 변했습니다. 그만큼 중국이 커진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중국을 계속 아쉽게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제는 각개격파식 공략은 안됩니다. 10년후에도 경쟁력을 가지려면 중국 경제발전에 도움을 주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앞으로는 중국 경제의 거시적인 변화를 주목하며, 이를 통해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우 교수=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한려煞喚瘟?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면 한국이 계속 발전해야 합니다. 기업들도 중국을 물건 팔 곳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상호 `윈-윈(Win-Win)`한다는 생각으로 들어오면 성공을 거둘 것입니다. 중국 정부의 거시계획에 따라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이지요. ▲박 회장=중국 시장은 위기이자 기회라고 하지만 중국과 잘 협력하면 기회요소가 더 많을 것입니다. 거대한 시장과 인적자원을 잘 활용하면 위협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우리가 소프트웨어에, 중국이 하드웨어에 주력하는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은 항상 중국보다 한 걸음 앞서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 공사=비즈니스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기업들이 큰 성과를 얻은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중국인들이 정서적으로 한국과 동질감을 가지고 있어서 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기업들이 노무관리를 잘못해 양국의 좋은 관계는 물론 모든 한국 기업에게 악영향을 주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국인에게 정서적인 반감을 일으키는 것은 해명이 안됩니다. 앞으로 더 발전하려면 중국 법규를 잘 지키고, 중국과 공생하는 관계를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우 교수=중국인은 개인적인 감정이 아닌 획일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기업의 잘못된 행동은 민족감정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무엇보다 중국인을 무시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됩니다. 이제 중국은 위성까지 발사할 정도로 커졌습니다. 그만큼 시민의식이 높아지고 자존심도 매우 강해졌지요. 세계 어느 곳이든 다른 나라에서 성공하려면 그 나라 국민정서를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듯 중국도 마찬가지 입니다. ▲박 회장=대기업들은 최근 노무담당 임원을 파견해 노무관리와 인재양성까지 병행하는 등 인간관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중국도 이젠 언론보도에 대한 규제를 많이 풀었고, 인터넷 등 매체들의 발달로 모든 뉴스를 하루 아침에 다 알 정도가 됐습니다. 만약 잘못된 행태로 인해 나쁜 기사가 나면 바로 알려져 사업에 큰 지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 공사=기업들의 중국 사업을 바라보면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한국 본사 문제로 중국 사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모기업이 도와주는 게 아니라 장애가 된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우 교수=중국에서 SK의 이미지는 매우 좋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관계없는 이유로중국 사업이 지장을 받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중국에 투자를 많이 하고, 중국인들에게 이미지가 좋았던 대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금 남아 있는 기업이 잘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모기업이 없어진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노사파업도 중국인들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고요. ▲조 공사=이제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느냐는 것입니다. 준비는 자신이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양국이 서로 도와주는 관계를 만들고, 새로운 분야의 시장을 미리 선점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이 중국에 매력적인 국가가 될 수 있는 길은 결국 기술밖에 없습니다.. ▲우 교수=지금까지 한국 기업의 투자패턴이 제조업 중심인데, 이제는 심각히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중국이 서서히 개방하고 있는 서비스 산업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습니다. 서비스산업은 부가가치가 크고 비즈니스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한국 기업이 안하면 다른 나라 기업들이 그 열매를 따게 되지요. 모든 것은 선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중국 법 테두리 안에서 적법한 경영과 경영시스템을 더 선진적으로 바꾸는 일도 필요합니다. 중국에서도 이제는 주먹구구식 경영은 통하지 않습니다. ▲박 회장=서비스 시장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습니다. 또 두 나라가 분업할 수 있는 분야가 많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양국 모두가 이익을 얻는 상호보완적인 발전이 가능합니다. 적법경영과 정도경영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입니다. ▲조 공사=최소한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까지 중국 경제가 잘 나갈 것이라는데 의심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우리 기업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두가 힘을 합칠 때 입니다. 참석자= 조환복 주중한국대사관 경제공사 박윤식 중국한국상회 회장 우르환(吳日煥) 중국정법대 교수 <정리=고진갑베이징특파원 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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