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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의 자존심

산업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우수한 인재들이 산업화의 역군이 되고 점차 매력있는 일터들이 제공되면서 사범대학의 인기도 전만 같지 않아졌고 교사들의 사회적 비중도 그만큼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그래도 교사들은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열악한 근무환경속에서도 묵묵히 할 일들을 해왔다. 그런데 작년과 금년 소위 어설픈 교육개혁을 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교사들은 촌지나 밝히고 학생들을 편애하고 매질하고 고루한 사고방식에 젖어 무사안일에 빠진 가장 비교육적이고 비진취적인 집단으로 매도당하였다. 어느 분야에나 매도당해 마땅한 사람이 있듯이 교육계에도 그러한 사람이 더러는 있을 수 있고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된다. 그러나 계속되는 교육계의 비리, 병폐에 관한 보도는 교육자들 일부가 아닌 전체 교육자들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았다. 학생들이 스승을 고발하고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돈도 권력도 없고 사회적 힘도 없는 교육자들에게는 오로지 후세를 교육시킨다는 자존심이 전부였는데 그 자존심이 짓밝혔으니 모든 것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들이 학생들 앞에 과연 당당하게 설 수 있었을까. 자괴감은 오죽하였을까. 부쩍 늘어난 명예퇴직교사들은 그 짓밟힌 자존심 때문에 교단을 떠나는 것은 아닐까.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이유로 교원의 정년도 65세에서 62세로 낮추어져 정년퇴직교사도 예년의 3배수가 넘는다. 65세이든 62세이든 평생 봉직해온 교단에서 떠나는 정년퇴직자들이 느끼는 수모와 무력감은 어떠할까? 수모를 당해 마땅한 사람들은 극소수일 것이다. 인권을 존중한다는 민주국가에서 무차별적 비판, 신중하지 못한 매도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이런 일이 계속되는 한 우리의 민주주의는 아직도 요원하다. 퇴직하는 교사들이 후세 교육에 최선을 다해 왔노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교육자적 양심과 철학으로 이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당당하고 영광된 삶이 계속되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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