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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산업경쟁 치열해진다
입력2003-10-24 00:00:00
수정
2003.10.24 00:00:00
이연선 기자
지금까지 한국과 중국의 산업은 경쟁관계라기보다는 보완관계에 가까웠지만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점차 주요 산업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24일 `한ㆍ중 산업간 경쟁 및 보완관계 분석`이라는 자료를 통해 중국이 IT(정보기술)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전략산업화 함으로써 이 부문에서 경쟁관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중국의 자체 생산ㆍ개발 능력이 확충되면서 부품의 현지 조달율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구조도 현재의 반제품 위주에서 핵심부품, 자본재, 고급소비재 등을 중심으로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완관계에서 경쟁관계로= 한은에 따르면 한ㆍ중 양국의 무역보완도 지수는 1990년 0.59에서 2002년에는 0.93으로 급상승했다. 이 지수는 한국의 수출과 중국의 수입구조, 중국의 수출과 한국의 수입 구조가 얼마나 유사한지를 분석한 것으로 그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양국의 수출과 수입 구조가 맞아 떨어져 무역보완도가 높다는 뜻이다.
하지만 산업별 경쟁관계를 보면 반도체, 자동차, 철강, 선박 부문에 있어서는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컴퓨터, 가전, 비철금속 부문에서 중국과의 경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경합업종이 중국의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21.6%에서 지난해 30.3%로 크게 증가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같은 기간동안 23.4%에서 19.2%로 떨어졌다. 결국 우리의 수출시장이 중국에 잠식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봉기 한은 산업지역팀 과장은 “중국은 경공업 대부분의 업종에서 경쟁력이 우위를 보이고 가전, 비철금속 등도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양국 경합업종의 경우 경쟁이 심해지면서 중국이 차츰 우리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대한 수출구조 개선해야= 한은은 중국과의 경쟁관계가 심화될 것에 대비해수출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의 자체 개발ㆍ생산 능력이 향상되고 있는 만큼 중국에 대한 수출구조를 현재의 반제품 위주에서 핵심부품 위주로 바꿔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 자본재와 고급소비재처럼 중국이 우리를 추월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을 늘려 비교우위를 유지해야 한다는 처방도 제시했다.
한은은 또 중국의 서부대개발과 2008년 올림픽 개최를 기회로 삼아 중국에 대한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경쟁에 대비해 기존 산업에 정보기술(IT)ㆍ바이오기술(BT)ㆍ나노기술(NT) 등 신기술을 접목해 고부가가치화를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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