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 면세점의 성공모델이 되겠습니다."
조성민(43·사진) 대구그랜드호텔 대표는 최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대구그랜드면세점이 가장 성공한 지역 면세점인 만큼 인천공항과 같은 큰 면세점에 입성해 향후 외국 중소 공항에도 진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해 올해 입찰이 걸려 있는 인천공항, 서울·제주 시내, 대구 공항과 부산항 등 모든 곳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관세청은 인천공항 4곳, 서울 1곳을 중소 사업자에게 입찰 기회를 주기로 했다.
조 대표의 자신감은 상당하다. 대구그랜드호텔이 운영하는 그랜드면세점은 지방 중소면세사업자 중 유일하게 자생력을 지녔다는 점에서다. 2012년 관세청은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7개 도시에 시내면세점을 내줬지만 대부분 심각한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그랜드면세점은 올해 매출 200억원 돌파, 흑자전환을 예상하며 유일하게 승승장구 중이다.
이 회사는 MCM, 정관장,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스킨푸드 등 인기 국내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한편 중소중견기업의 화장품 존을 따로 운영하고 대구 특산물 등 중소협력사의 판로확대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힘써왔다.
지난해 9월에는 중소면세점으로서는 처음으로 온라인 인터넷몰도 오픈했다. 또 상반기엔 중국에서 한국에 입국 전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뒤 출국 때 찾을 수 있는 중국 전용 온라인몰도 개설한다. 더욱이 23년간 호텔업을 하면서 200곳 이상의 여행사와 연결돼 있어 유통과 숙박은 물론 안동·구미·경주 지역의 관광 등이 연계된 노하우가 강점이다.
조 대표는 중소중견 사업자로서 공항·온라인·시내점을 함께 운영함으로써 종합면세유통사업자로 성공적인 첫 사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 면세점의 84%가 대기업 계열로 면세사업이 국가의 과세권에 대한 혜택을 국민에게 골고루 분배해야 하는데 정작 실질적 수혜는 대기업에게 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관세청이 중소면세점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인데 메이저 사업가가 돼 성공적인 중소사업자의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우선 인천공항 면세점은 브랜드 협상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랜드면세점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 대표는 "인천공항 면세점을 보유하면 거래 조건이나 MD 구성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협상력이 높아져 다른 면세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및 제주시내 면세점은 공항과 달리 임차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수익성에 유리다는 점에서 역시 욕심을 내고 있다. 그는 "신라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300억원씩 적자를 보면서도 제주와 장충동 시내에서 수익을 내 균형을 맞추고 바잉 파워로 시너지를 내는 것을 보면 시내 면세점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조 대표는 면세점은 물론 호텔사업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대구·경북 외국인 관광객이 2008년 81만명에서 지난해 210만명으로 늘어남에 따라 특1급인 대구그랜드호텔은 스타우드그룹과 손잡고 상반기 '쉐라톤 대구호텔'로 재단장한다. 300억원을 투자해 12층 건물을 21층으로 올려 객실 100개를 추가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오는 4월 전세계 170여 국가에서 3만5,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글로벌 물포럼을 유치했다"며 "호텔과 면세점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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