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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제한 풀린 분양권 ‘봄바람’
입력2003-03-23 00:00:00
수정
2003.03.23 00:00:00
박현욱 기자
전매제한이 풀린 일부 분양권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각종 부동산안정책과 경기침체 지속, 이라크 전쟁 등 불안요소로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전매제한에서 풀린 분양권 가격이 주변시세 이상으로 호가되는 등 강세현상을 보이고 있다.
23일 서울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전매제한에서 풀린 분양권 가격이 강남, 비강남 구분 없이 제한해제 후 한달 새 1,000만~3000만원정도 오르는 급등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월말 서울지역에서 전매제한이 완전히 풀린 물량은 2,105가구에 달한다. 이들 물량은 지난해 9월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전인 1월에 공급된 12차 동시분양으로 분양권 소유자는 한번만 전매할 수 있는 것으로 제한된 분양권들이다.
서울은평구 불광동 현대홈타운 33평형 로열층 분양권 가격은 지난 1월말 해제 후 한달여만에 1,000만원정도 오른 3억3,00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2001년도 12차 동시분양에 나온 성동구 하왕십리 풍림아이원 22평형도 같은 기간동안 1,000만원정도 올라 2억3,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올들어 강북지역 평균 매매값 변동률이 1~2월간 0.6~0.7%정도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이들 단지 분양권 상승률은 1~2%포인트정도 높은 셈이다.
강남지역 대형평형 상승폭은 더욱 크다. 서초구방배 대림e-편한세상 56평형은 한 달여 만에 2,500만~2,800만원이 올라 9억2,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전매제한이 풀린 이들 분양권은 계약일로부터 1년이 지나고 중도금 2회 납부된 것으로 초기 투자에 다소 부담이 된다. 하지만 수요자층이 두터워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은평구 불광동에 위치한 알림공인 관계자는 “중도금도 은행대출을 낀 것이 대부분이어서 초기 투자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 수요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시세를 웃도는 호가와 앞으로 서울지역 전매제한에서 풀리는 물량도 상당해 경기상황에 따라 가격하락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제한해제 물량은 1만5,794가구에 달한다. 대개 연중 매매가 상승률이 떨어지는 4~6월에는 4,506가구가 몰려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사장은 “해제물량은 초기투자가 부담이 되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며 “결국 경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분양권도 상승세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욱기자 h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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