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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섬유산업 붕괴우려
입력2004-01-25 00:00:00
수정
2004.01.25 00:00:00
대구 섬유업계가 국제 무역환경 변화로 또 한번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여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여건이 더 악화될 전망이다. 이는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상당한 진입장벽 역할을 해오던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해외 주요 섬유수입국의 쿼터(수입할당)제도가 오는 2005년 폐지되는 등 교역환경이 근본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섬유는 이 같은 교역환경 변화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지역 섬유산업의 붕괴가 우려되고 있다. 25일 대구시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의 영향으로 쿼터방식으로 행해지던 세계 섬유교역이 내년 말까지 완전 자유화됨에 따라 미국, 유럽 등 주요 섬유수입국의 시장판도가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지역섬유산업의 주요 경쟁국인 중국의 WTO가입과 파키스탄에 대한 제재해제, 미ㆍ베트남간 무역협정 발효 등으로 섬유 최대 수입국인 미국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돼 국내 업체들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멕시코ㆍ과테말라 등 중남미와 인도ㆍ스리랑카ㆍ캄보디아 등 동남아, 폴란드ㆍ체코ㆍ러시아 등 동구권 시장을 놓고 무한경쟁을 펼쳐야 하지만 지역 섬유업계는 가격경쟁 등에서 엄청 밀리고 있어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중견섬유업체 대표는 “업계에서는 쿼터제 폐지의 여파로 중국이 오는 2010년까지 세계 섬유시장의 절반을 독식하게 될 것으로 보고있다”며 “결과적으로 한국의 중저가품은 물론 고가시장마저 중국ㆍ인도 등 경쟁국에 고스란히 내줘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대구 섬유업계는 불과 10여년전만 하더라도 세계 최대의 직물산지로 위상을 갖고 있었지만 제일모직ㆍ코오롱ㆍ새한 등 대기업이 잇달아 철수한데다 동국ㆍ갑을ㆍ삼아 등 중견 기업들까지 사업을 계속 정리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전성기때 5만대에 이르던 직기대수가 중국 등 후발국으로 팔려 나가거나 폐기 처분돼 2001년말 3만3,000대에서 지난해 2만3,000여대로 줄어드는 등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그나마 현재 가동되고 있는 직기는 1만8,000여대에 불과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진단하고 있다. 또 이 지역 제조업중 섬유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02년말 27.3%로 떨어진데 이어 지난해에는 25%대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섬유 쿼터제는 수입ㆍ수출국이 매년 협상을 통해 일정량의 수출한도를 설정하는 교역시스템으로서 지난 40년간 유지돼 왔으며 한국의 경우 미국ㆍEUㆍ캐나다ㆍ터키 등 4개국과 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대구=김태일기자 ti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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