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조원대의 자산을 굴리는 주식시장의 큰 손 국민연금이 국내 증시에서 많이 투자하는 업종은 전기전자ㆍ운수장비ㆍ화학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ㆍ현대차ㆍ현대모비스가 많았다. 해외 증시에서는 금융ㆍ정보기술(IT)ㆍ소비재 등의 업종에 많은 투자를 했으며 종목별로 보면 애플ㆍ화이자ㆍ구글 보유 비중이 높았다.
10월1일부터 시행되는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관련 세부내역 확대 공시를 앞두고 30일 처음으로 공개된 국민연금의 업종별 투자 내역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기전자가 30.1%로 가장 많았고 운수장비(13.6%), 화학(9.9%), 서비스업(9.9), 금융업(6.0%) 등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의료정밀(0.01%), 종이목재(0.1%), 비금속광물(0.1%), 섬유의복(0.3%) 등에 대한 투자는 저조했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의 평가액이 16조1,380억원(22.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현대차가 3조3,020억원(4.6%)으로 뒤를 이었다. 이외 국민연금의 상위 10개 투자 종목 중에는 현대모비스ㆍ포스코ㆍSK하이닉스ㆍLG화학ㆍSK이노베이션ㆍ신한지주ㆍKB금융ㆍ기아차 등이 포함됐다. 지분율(종목별 발행주식 수량 대비 보유 수량 비율) 기준으로는 상위 10개 투자 종목 중 SK하이닉스가 9.7%로 가장 높았으며 SK이노베이션과 KB금융이 각각 8.6%로 뒤를 이었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7.2%였다.
국민연금은 기존에 지분율 5% 이상인 국내 주식에 대해 종목명만 공개했으나 지난 5월 기금운용위원회의 기금운영지침 개정으로 앞으로 투자규모ㆍ지분율 등 세부 내역 정보를 매 연도 말 기준 6개월의 시차를 두고 공단 홈페이지에 공시한다.
또 전체 해외주식 2,096개 종목에 대해서도 투자규모와 지분율까지 공개 범위를 확대한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업종별 투자 비중은 금융이 18.9%로 가장 높았으며 IT(14.9%), 소비재(11.8%), 산업재(11.0%)가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투자가 전체의 43.6%인 11조1,960억원에 달했으며 영국(7.6%)과 일본(7.0%)이 다음으로 많았다.
종목별로 보면 애플의 평가액이 3,720억원으로 전체의 1.2%를 차지했으며 화이자(0.8%), 구글(0.8%), 오라클(0.8)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외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 상위 10개 종목에는 네슬레ㆍ로슈홀딩ㆍ엑슨모빌ㆍ시스코시스템스ㆍ존슨앤드존슨ㆍ아마존 등이 포함됐다. 국민연금의 애플 지분율은 0.1%다.
최근 들어 국민연금이 투자를 늘리고 있는 대체투자 분야를 살펴보면 국내에서는 자원과 에너지 등을 포함한 인프라 분야 투자가 7조7,090억원(42.0%)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동산 24.6%, 벤처투자와 부실채권(NPL), 메자닌ㆍ인수금융 등을 포함한 사모투자가 33.4%를 차지했다. 또 해외 대체투자의 경우 부동산(56.9%), 사모투자(25.6%), 인프라(17.5%) 순이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유럽 부동산 투자가 23.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북미 부동산(15.1%), 북미 인프라(10.2%), 아시아 부동산(10.1%) 순이었다.
이번에 확대 공개된 국민연금의 투자 정보에는 이외 채권 투자 현황과 위탁운용 펀드별 규모 등도 포함됐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 같은 정보 공개 확대에 대해 "투자 정보 공개 확대로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면서도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공적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시장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6개월 이전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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