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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시대 알짜기업] 현대미포조선
입력1999-02-10 00:00:00
수정
1999.02.10 00:00:00
울산 현대미포조선(대표 이정일)이 한발 앞선 구조조정의 성공으로 창사이래 최대호황을 누리고 있다.지난 75년 선박수리·개조사로 출발한 미포조선은 450여척의 선박수리 실적을 올리며 세계적인 선박수리·개조사로 한창 주가를 올릴 때인 지난 96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오는 2000년까지 채산성이 떨어지는 수리·개조사업에서 고부가가치의 신조선사업으로 과감히 전환하는 것이 목표였다.
수리조선분야에서 정상의 자리에 올랐지만 90년대들어 저임금을 무기로 수리선박업에 본격 뛰어든 중국 등 신흥수리국들과의 출혈경쟁으로는 성장의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때문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미포조선의 구조조정은 시작 2년만인 지난해 놀라운 결실을 보았다. 매출액이 97년대비 무려 70.3%나 늘어난 6,150억원에 달했고 순이익도 전년대비 45%증가한 18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란·노르웨이·프랑스 등의 신조선 8척을 건조하는 쾌거를 이뤘으며 특히 연말에는 살물선 등 선형이 각기 다른 3척의 신조선을 20여일가량 앞당겨 완공, 동시 진수하는 저력도 보였다.
한마디로 세계 영업환경을 미리 내다보고 투자할 곳과 한계사업을 구분한 뒤 투자가치가 높은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이 성공요인이다.
실제 미포조선은 신조선사로 변신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97년부터 베트남 현지에 30만평 규모의 현대-비나신(VINASHIN)합작조선소 건설에 나서는 등 각종 시설개선과 해외투자에 최근 2년간 1,160억원을 투자했다. 재빠른 신조선사 전환을 위해 설계부문 인력 125명도 스카우트했다. 또한 사회간접시설 분야인 강교사업과 화물창덮개인 해치카바사업 등 알짜사업들만 골라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미포조선의 또다른 구조조정 성공요인은 혁신운동을 윗층에만 머물지 않고 아래로까지 광범위하게 확산시킨 것이다. 직원들의 단합이 구조조정 성공의 관건으로 본 경영진은 사무직과 현장직, 경영진과 노조 등 사내 곳곳에 존재하는 반목과 갈등을 없애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이를위해 벌인 것이 V-2000운동. 2000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동시에 신조선과 수리조선의 매출비중을 7:3으로 전환시키자는 이 운동의 확산을 통해 경영진은 2,700여명의 전 사원들에게 끊임없는 대화와 설득으로 동기부여를 시켰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등 그룹계열사들이 잇따라 파업에 들어갔지만 30여차례의 노사간 대화로 무분규를 끌어낸 것도 이같은 노력의 결실.
미포조선은 내친김에 올해 수주물량 목표를 지난해대비 50%증가한 8,555억원으로 잡았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17%증가한 7,200억원. 전체매출액중 신조선의 매출비중도 올해 60%까지 끌어올릴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회사 양혁모(梁赫模)이사는 『어느 해보다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전 직원들의 단합과 공격적인 영업전략으로 종합선박회사로 거듭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울산=김광수 기자】
이렇게 해냈다... 현대미포조선 李正一사장
현대미포조선 이정일(55)사장은 지난 86년 미포조선부사장으로 부임한 후 3년만인 불과 45세 젊은 나이에 사장직을 맡아 업계 주목을 받는 경영자로 부상했다. 엔지니어링 출신이지만 경영에 탁월한 감각을 갖고 있다는 평.
내부의 적지않은 우려 속에서도 수리·개조중심에서 신조선으로 과감히 전환하자는 「V-2000운동」을 96년부터 일찌감치 전개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지금까지 무려 11년째 경영일선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몇 년만에 도중하차시키는 업계의 관행을 비추어 볼 때 대단한 관심거리다.
李사장의 경영이념은 인화단결. 그는 항상 노사간 신뢰와 화합을 강조한다.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노사간 단합이 없다면 선주가 믿고 찾는 선박건조가 어렵다는 생각이다.
그는 이같은 탁월한 경영감각과 이념으로 91년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했으며 현대그룹 우수경영자상도 3회나 수상했다. 지난해 연말에는 한국능률협회가 수여하는 가치경영 최우수기업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충북 옥천출생으로 대전고,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후 현대건설에 입사, 현대중공업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한·나이지리아 경제인협회 회장이기도 하다.
【울산=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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