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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구조조정이 원전사고 부른다
입력1999-04-11 00:00:00
수정
1999.04.11 00:00:00
김상연 기자
지난달 영광 2호 원자로가 세 번이나 운전자의 실수로 정지하면서 안전관리부문에 대한 지나친 구조조정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장으로 인한 원자로의 일시 정지는 국내에서 원자로 하나당 일년에 평균 한번 꼴로 일어난다. 이중 운전자의 조작 실수는 20% 정도. 결국 원자로 1기당 5년에 한번 꼴로 사람의 실수가 원인이 돼서 원자로가 고장나는 셈이다.
그러나 영광 2호기에서만 1년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원자로 정지가 6일 사이에 무려 5차례나 일어났고, 그중 3번이 운전자의 실수라는 것은 결국 원자전의 안전 관리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는 증거와 다름없다.
특히 전문가들은 지난해 원전 관리에 대한 무분별한 구조조정이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불러온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전에서는 지난해 원전관리 인력중 1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원전의 운전요원도 6조 3교대에서 5조 3교대로 줄어들어 노동 강도가 높아졌다. 외국은 최소한 6조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외진 곳에서 고생만 하던 관리요원들의 사기가 지난해부터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밝혀 이번 고장이 구조조정과 무관치 않음을 시사했다.
원전의 안전을 책임지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도 비슷하다.
91년 당시 우리나라의 원자로(건설중인 것도 포함)는 11기였다. 이때 안전기술원의 직원은 307명. 99년 현재 원자로는 20기로 늘어났지만 직원은 오히려 270명으로 줄어들었다. 안전기술원의 한 관계자는 『제대로 감독하고 싶어도 할 여력이 없다』며 이번 사고가 구조적인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과학기술부의 원자력실도 최근 국으로 내려앉는다, 산업자원부로 넘긴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만큼 안전 전문가들의 사기가 떨어진 것이다.
한 원자력 전문가는 『이번 사태와 대형 참사는 불과 종이 한장 차이』라고 강조한다. 지금은 비교적 작은 사고지만 이같은 사고가 되풀이되면 얼마든지 방사능 누출 같은 대형 참사를 빚을 수 있다는 경고다. /김상연 기자 DREA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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