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캔버스에 두 가지 색으로 면을 분할하는 등 추상회화의 경계를 확장, 미국화단에서 주목 받고 있는 한국계 미국작가 바이런 킴을 서울에서 만난다. 로댕갤러리에서 11일부터 열리는 ‘바이런 킴 1990~2004’는 국내 단편적으로만 소개됐던 그의 전반적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회고전 자리다. 현재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그가 세계 화단에 소개된 것은 지난 93년 휘트니비엔날레에서 다양한 인종의 피부색을 180개의 패널에 묘사한 ‘제유법’이라는 작품의 ‘피부그림(Skin Painting)’. 180개의 패널로 만들어진 격자로, 패널 하나하나의 색조가 엷은 황색이나 분홍에서부터 어두운 갈색까지 모두 다르다. 작품 첫 느낌은 미니멀 회화의 일종으로 보인다. 그러나 옆에 붙여진 작품설명을 보면 깜짝 놀란다. 벽에 씌어진 것은 패널 하나하나의 이름으로 부인, 아들을 비롯한 가족과 주변사람 등을 적은 것. 각각의 패널들은 본질적으로 초상화이며, 제목이 말하듯이 인종이나 지역 사회 같은 더 큰 쟁점을 암시한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모더니즘의 전통을 담은 추상회화 속에 사물과 개인사, 정치적 이슈와 문화의 개별성 등을 담는 노력을 통해 회화의 경계를 확장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아들의 몸에서 서로 다른 스물 다섯 부위의 피부색깔을 25개의 작은 패널에 묘사한 ‘열 두 달 된 에멧트’, 어머니의 피부색을 묘사한 ‘엄마’ 등의 감각적인 화면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버클리미술관과 퍼시픽 필름 아카이브가 기획하여 미국내 5개도시 순회중 유일하게 서울 전시를 갖는 것으로 5월8일까지 계속된다. (02)2014-6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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