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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중국회화사 삼천년' 출간

이 책은 신석기시대에서 90년대에 이르는 중국의 회화사를 총망라했지만, 미국과 중국의 학자들이 별도로 서문을 쓰는등 동서양의 시각이 아직은 화학적 결합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미중 양국의 방대한 자료와 심도 있는 연구실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참신한 시각들이 눈에 띈다.「중국회화사 삼천년」은 미국의 예일대 출판부와 미국학술단체협의회 그리고중국대외출판집단이 공동사업으로 추진중인 「중국문화와 문명」 총서의 첫 결실. 미국의 리처드 반하트(예일 대학), 제임스 캐힐(캘리포니아 대학), 양신(楊新.베이징 고궁박물관), 우훙(巫鴻. 시카고 대학), 랑사오준(郞紹君.중국예술연구원) 등 양국의 저명 미술사학자들이 집필에 참가했다. 이들 저자는 중국의 베이징 고궁박물관과 상해 미술관, 요녕성 미술관, 대만의 대북 고궁박물원 등 중국과 미국에 흩어져 있는 소장품과 자료 중 정수만을 골라 한권의 책으로 엮었다. 실린 그림은 모두 325점으로, 신석기시대의 암각화 「직신숭배도(稷神崇拜圖)」에서 93년작 「황하(黃河)」에 이르기까지 지난 3,000년간 중국 미술사의 성과물이 압축되어 실려있다. 그동안의 중국회화사 관련서가 일반적으로 청나라 초기까지만 다루어 온데 비해 이 책은 1943년에 그려진 「유민도(流民圖)」처럼 금세기 중국회화의 사실성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 작품도 다수 소개하고 있다. 또 진(晉)의 고개지(顧愷之)와 왕희지(王羲之), 당의 안진경(顔眞卿)과 휘종(徽 宗), 중국의 강유위(康有爲)와 황주(黃胄) 등 428명에 이르는 역대 화가의 인명록도수록됐다. 서문에서 양신은 『초기 중국회화는 사실적 대상묘사를 이상으로 삼았으나 5세기에 생각(意)을 그려낸다는 개념이 등장하며 대상을 보면서도 마음 속에 투영한 이미지를 그린다는 방향으로 발전했다』면서 『이후 송대에 문인화가 출현하고 명 말에 시.서.화가 합일함으로써 중국회화는 크게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또 캐힐은 별도의 서문에서 『중국회화는 원칙적으로 평면에 나열된 붓질의 구성으로 감상해야 한다』고 말한 뒤 『중국화가들은 유교.불교.도교의 교리와 역사, 문학의 고전을 넌지시지시하는 옛 회화양식으로 돌아가기 좋아하며 거기서 회화의 가치와 의미를 찾고자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중국미술을 소상히 소개한 것은 1958 완간된 오스발트 시렌의 「중국회화-주요 화가와 그 원리 」(전7권)가 처음이었고, 당사자인 중국 역시 회화사 정리에 매우 소홀해 유검화(兪劍華)가 84년에 「중국회화사」가 쓸 때까지 이렇다할 저서를 내지 못했다. 이용웅기자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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