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막지한 매도에 나선 외국인들의 속내는 무엇일까. 그들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예전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올 들어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속 매도금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4번. 외국인은 지난 2월28일부터 3월8일까지 4거래일 동안 1조166억원, 6월5일부터 14일까지 7거래일 동안 2조343억원, 6월22일부터 7월2일까지 7거래일 동안 1조1,283억원을 팔아치웠다. 그리고 외국인은 13일 이후 26일까지 9일째 매도 공세를 펼치며 3조원이 넘는 물량을 던졌다. 2월 말과 3월 초를 제외하고는 1,700포인트, 1,800포인트, 1,900포인트 등 새로운 지수대를 돌파한 전후였다. 이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은 이 기간 외국인 매도 공세의 배경으로 ‘차익실현’을 꼽고 있다. 코스피지수 1,700선 돌파 이후인 6월4~14일에는 외국인들이 비티아이ㆍ동원ㆍ한섬ㆍ웅진홀딩스ㆍ하나금융지주ㆍ코오롱건설ㆍ현대증권ㆍ대한해운ㆍ한진해운 등의 보유주식 비중을 많이 줄였다. 하나금융지주는 알리안츠생명이 보유주식 전량을 기관에 분할 매각하면서, 현대증권은 인수합병(M&A)설로 주가가 급등한 뒤 보유 물량을 털어냈다. 6월22일부터 7월2일까지 연속 순매도 기간에는 삼성증권ㆍ대신증권 등 증권주와 태영건설ㆍ일성건설ㆍ한라건설ㆍ동양건설ㆍ성원건설 등 중소형 건설주의 외국인 보유 물량이 시장으로 많이 쏟아져나왔다. 외국인들은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이 당시 신고가였던 8만원과 3만원을 각각 돌파하자 매물을 쏟아냈다. 중소 건설주에 대한 외국인 매도도 건설업종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후 시작됐다. 외국인은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돌파한 후에도 곧바로 물량 털어내기에 돌입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금액은 3조원을 넘어섰다. 13일부터 25일까지 외국인 보유비중이 가장 많이 감소한 종목은 웅진홀딩스ㆍ온미디어ㆍ텔레윈ㆍ화인케미칼ㆍ대창공업ㆍ일경ㆍ서울증권ㆍ삼성증권 등이다. 웅진홀딩스의 주가가 분할 상장된 5월31일 1만3,000원대에서 최근 1만9,000원대까지 오르자 호주계 윤리투자 전문회사인 헌터홀은 웅진홀딩스 주식 30만주(3.44%)를 대량 매도했다. 화인케미칼도 연초 1만원대였던 주가가 최근 8만원대까지 오르자 외국인들이 매물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다시 7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서울증권 역시 연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르고 있지만 외국인은 7일째 공세를 펼치며 차익을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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