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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 물가 불안 우려 과장됐다"

스티글리츠 세계은행 부총재『현재 한국 경제는 물가 불안을 우려할 단계가 아니다. 따라서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것은 현명한 정책이 될 수 없다. 기업 부채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득보다 실이 많다.』 「IMF 2년_국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조셉 E. 스티글리츠 세계은행 부총재(56·사진)를 3일 한국을 떠나기 앞서 김포공항 귀빈실에서 만나 한국경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_외환 위기 이후 한국경제가 높은 성장율을 보이면서 물가 불안 우려가 높다. 일부에서는 이자율 인상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물가를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가불안 우려는 과장됐다고 본다. 금리 인상은 비효율적이고 무딘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재정 정책이 효율적일 수 있고 은행 지불준비금을 올리는 등의 통화정책이 더 나을 수 있다. 한국의 현 금리 수준은 되레 높다고 할 수 있다. 명목 금리는 과거보다 낮지만 물가를 감안한 실질 금리는 여전히 높다. 금리 인상은 가뜩이나 높은 부채비율로 고생하는 한국 기업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긍정적 효과를 압도할 수 있어 안하느니만 못하다. _대우 구조조정과 관련해 해외 채권단이 한국 정부가 제시한 구조조정 계획에 동의하지 않아 차질을 빚고 있다. 당신이 해외 채권단의 자문이라면 무엇을 조언하겠는가. ▲내가 해외채권단 자문이라면 이미 해고됐을 것이다.(웃음) 한국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하며 국내·외 채권단을 차별하지 않고 대우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대우 처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해외 채권단도 이를 따라야 한다. 일부 해외 채권단은 특혜를 바라는데 이는 용납해서 안된다. 해외 채권단은 대우의 부채비율을 알고 있었고 이에 따라 높은 금리로 돈을 빌려 줬다. 고수익은 즐긴 채 고위험은 부담하지 않으려는 것은 해외 채권단의 도덕적 해이(모랄 해저드)라 할 수 있다. _외환 위기 이후 기업과 금융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깊숙이 관여하며 관치 경제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업과 금융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개입은 불가피했다. 시장의 실패를 정부가 보완해준 셈이다. 문제는 정부 개입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야 할 곳에 개입하는 것이다. 민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민간에 넘겨줘야 한다. _외환 위기 이후 기업·금융·공공 부문의 3대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다. 이중 공공부문 구조조정이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_한국의 경제 회복이 실질적이었다고 보는지. 또 한국이 장기적 경제발전 기반을 갖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한국의 경제회복은 실질적이었다.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기업 파산을 최소화했고 구조조정과 사회 안전망 강화를 병행했으며 구조조정 과정을 민주적이고 공개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사회적 합의를 도출했다.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위기가 내부가 아닌 외부로부터 오고 있고 경제가 다양화돼 있지 않으며 기업의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아 취약점을 안고 있다. 외환 위기나 오일 파동 같은 외부적 충격을 견디기 위해서느 내부 체질 강화에 힘써야 한다. 경제의 다양화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육성 정책 등으로 강화될 것으로 본다. 기업 부채비율은 지난 2년간 괄목할 만하게 낮아졌지만 국제 기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만큼 더욱 낮춰야 한다. 대우 위기속에서도 한국 경제가 견실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은 경제 체질 강화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이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대해 독점 판결을 내린 것 같이 한국 정부도 강한 경쟁 유도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력 ▲66년 MIT대 경제학 박사 ▲69~74년 예일대 경제학 교수 ▲74~76년 스탠포드대 조안 케니 경제학 교수 ▲76~79년 옥스포드대 드루몬드 정치경제학 교수 ▲79~88년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 ▲88년~현재 스탠포드대 케니 석좌교수(현재 휴직) ▲93~97년 클린턴 대통령 경제자문회의 위원, 의장 ▲97년~현재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수석 부총재 정재홍기자JJ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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