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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문화를 바꾸자] "교통지옥 비켜라" 꿈의 ITS 뜬다
입력1999-03-25 00:00:00
수정
1999.03.25 00:00:00
「운전자가 목적지만 지정하면 차량이 스스로 최적의 경로를 찾아 가장 빠른 시간안에 도착하는 시스템.」불과 몇년전만 해도 일부 공상과학영화에서나 꿈꿔왔던 일들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은 이같은 꿈들을 점차 현실로 바꿔놓고 있다. 이른바 「꿈의 교통체계」로 불리는 지능형교통시스템(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S)이 바로 그것이다.
◇ITS란 무엇인가
ITS란 운전자가 가장 편하고 안전하고 빠른 시간에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술체계를 뜻한다. 기존의 교통시설에 전자·통신·제어·녹화시스템 등의 신기술을 접목시킨 21세기형 최첨단산업이다.
교통혼잡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18조원(97년기준)에 이르고 있지만 도로건설 등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우리 여건을 감안하면 ITS는 심각한 교통난을 해결할 최적의 대안인 셈이다.
ITS의 효과는 정부가 97년 과천시에 시범적으로 도입한 ITS의 운영결과를 보면 명백해진다. 과천시내 공영버스에 차량위치추적장치를 설치해 운영한 결과 운행시간이 10분이상 단축되고 교통혼잡도 30% 이상 줄어들었다. 주차안내시스템은 운전자에게 주차장의 위치와 요금, 여유공간등을 알려줘 운전자들이 주차할 곳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헤매는 수고를 덜어주고 있다. 극히 기본적인 정보 제공만으로도 ITS는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ITS는 크게 다섯가지 분야로 나뉜다. 첨단교통관리·첨단교통정보·첨단대중교통·첨단화물운송·첨단차량및도로분야가 결합돼 ITS가 완성된다.
▲첨단교통관리분야(ATMS)=교통량에 따른 신호주기 자동조절, 고속도로진입 교통량 자동조절, 통행료 자동징수·무인자동단속 등이 포함된다. 도로에 설치된 무인카메라를 통해 차량의 흐름을 파악해 종합교통센터로 이를 보내면 센터는 이를 분석, 요금을 징수하거나 교통신호등을 자동제어하게 된다.
▲첨단교통정보분야(ATIS)=운전자에게 교통상황·최적운행경로·주차정보 등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교통상황실이 각 도로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 이동중인 차량에 장착된 차량항법장치(CNS)를 통해 정보를 제공하게 되며 차량의 위치, 운행속도 등을 분석, 전체 교통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첨단대중교통분야(APTS)=편리한 대중교통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환승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인공위성에서 버스 등의 위치를 파악해 해당 노선버스의 이전 정류장 출발시각·도착시각, 목표지점까지 걸리는 시간등을 제공한다.
▲첨단화물운송분야(CVO)=인공위성을 이용해 화물차의 위치를 파악해 최적경로 등을 알려주는 한편 이동중인 차량에 직접 배차를 지시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업체는 정해진 시간내에 정확히 화물을 목적지까지 실어나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차율을 줄여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첨단차량및도로분야(AVHS)=ITS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기도 하다. 운전자의 조작없이 차량이 스스로 알아서 목적지에 닿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차량운행중 돌발적으로 나타나는 위험요소 등을 제거해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실어나르도록 하는 꿈의 교통시스템이다.
◇ITS기본계획 ITS는 자동차증가에 따른 교통혼잡이 늘어나 더이상 도로건설 등 하드웨어적인 방법이 한계에 부딪치면서 세계 각국이 앞다퉈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80년대말부터 정부와 자동차·통신·장비업계 등이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입, ITS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ITS역사는 일천하다. 한국도로공사와 서울시·과천시 등 지자체, 자동차·통신업계 등 개별단위의 연구개발은 90년대초부터 꾸준히 이뤄져 왔으나 정부차원에서 이같은 작업이 본격화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에따라 정부도 ITS의 중요성을 뒤늦게 인식, 97년 「ITS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ATMS 등 5개 분야에 오는 2010년까지 총 30조원을 들여 단계적으로 ITS를 전국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정부는 교통시설특별회계에서 관련예산을 우선 확보하고 민간자본을 적극 유치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서울 삼성동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열린 제5회 ITS서울 세계대회에는 50여개국 5,000여명이 참석해 국내에 ITS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도 했다.
◇ITS구축의 문제점과 당면과제
ITS구축 성패의 가장 절대적인 문제는 「돈」이다. 첨단기술과 장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의 꾸준한 연구개발(R&D)투자가 이뤄져야 ITS 실용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들의 ITS투자는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올해 건설교통부의 ITS예산은 고작 36억원. 이 돈으로는 제대로 된 연구하나 하기조차 벅차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업 역시 ITS부문에 대한 연구개발(R&D)투자가 부족한 실정이다. IMF체제 이후 각 기업들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연구개발비용을 대폭 삭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ITS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자동차업계의 경우 최근 매출부진과 인수합병 등으로 ITS분야에는 관심을 돌릴 겨를조차 별로 없는 현실이다.
교통개발연구원 배상훈 박사는 『ITS는 정부와 민간기업이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구축이 가능하다』며 『오는 4월중 ITS기술개발을 위한 민·관합동기구인 ITS코리아가 출범하게 되면 국내에서도 ITS가 빠른 속도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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