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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높던 인터넷기업 경영난 '주눅'
입력2000-04-07 00:00:00
수정
2000.04.07 00:00:00
김호정 기자
주가폭락에 '인재 골라 선발' 옛말잘 나가던 미 인터넷기업의 경영여건이 반년만에 군소 중소기업과 다를 게 없을 정도로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인터넷기업들은 불과 수개월전만 해도 자금과 우수인재가 넘쳐 투자자를 골라 받아들이고 일류 경영대학원 졸업자도 채용에서 탈락시키는 등 콧대를 높이 세웠다.
이처럼 행복한 고민을 하던 이들이 최근 주가폭락에 따라 투자자금과 인력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종전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절감하던 기업경영의 어려움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미 증시에서 인터넷기업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며 반토막 이하로 폭락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주가하락에 따라 스톡옵션을 바라고 이직해온 임직원들이 보따리를 싸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 기업마다 직원이탈을 막기 위해 임금 및 보너스 인상, 스톡옵션 재발행 등 다각적인 방안을 제시, 잔류를 설득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의약품을 판매하는 모어닷컴은 최근 최고경영자 프랭크 뉴먼을 붙잡기 위해 50만달러의 급여에다 보너스 25만달러, 성과급 50만달러에 회사주식 5% 제공 등 총 225만달러 지급을 약속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업체도 이런 추세에서 예외는 아니다. 기업행사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하는 악테바사의 경우 최근 재무담당자를 찾는데 지원자마다 100만달러에 가까운 고액의 연봉을 요구, 채용에 애를 먹고 있다.
벤처투자자들의 발길도 뚝 끊겨 자금난도 심해지고 있다.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최근 투자조건을 강화하고 업체선정 기준을 상향시키고 있어 기업의 자금확보가 매우 어려워졌다. 특히 운영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인터넷 상거래업체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치솟은 주가를 무기로 기업인수 사냥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이들의 움직임도 꽁꽁 얼어붙었다. 인수기업의 주식 일부만 제공하면 합병에 선뜻 동의하던 기업들이 인수기업의 주가가 폭락하자 체결했던 합의마저 번복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은 법률자문 등 경영지원 서비스 확보에도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신생기업의 경우 예전에는 주식 일부제공만으로도 고품질의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받았지만 최근에는 현금에다 웃돈을 얹어줘야 하는 지경으로 바뀌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헤트헌팅업을 하고 있는 존 홀만은 『주가하락이 인터넷기업 경영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이들이 지구상의 다른 모든 기업들이 겪어온 어려움을 이제서야 경험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04/0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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