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물건 1개를 수출한 대가로 수입할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출품 가격은 하락한 반면 주요 수입품인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은 급등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지수'를 보면 올해 1ㆍ4분기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75.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4ㆍ4분기와 같은 수치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란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것으로 2005년 100을 기준으로 한다. 즉 2005년에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100단위를 수입할 수 있었다면 올 1ㆍ4분기에는 75.1개로 줄었다는 얘기다.
한은은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을 중심으로 수입물가가 전년보다 7.3%가량 상승한 반면 수출물가는 0.5% 하락해 교역조건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은 132.3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물가 하락을 상쇄할 정도로 수출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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