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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해외석학 존 나이스비트에 듣는다

『한국의 문제는 재벌에 있습니다. 대기업을 분해(BREAKUP)해서 작은 기업으로 만들고, 이를 네트워크로 형성하길 기대합니다. 그럴 경우 한국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힘을 가질 것으로 봅니다.』미래학자로 유명한 존 나이스비트는 낙관론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새로운 세기에도 기술과 경제의 발전이 인류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며, 작은 기업일수록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 경제 특히 한국과 일본에 관해 자세할 정도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한국 재벌들이 큰 문제이며, 작은 기업으로 나눠져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_21세기는 미국의 세기가 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만. ▲한 세기는 긴 세월입니다. 알 수 없는 일이지요. 20세기는 영국의 세기로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중요한 것은 앞으로 하나의 글로벌 경제가 강화된다는 사실입니다. 세계의 모든 경제가 하나로 묶이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국내총생산(GDP)이란 개념도 사라집니다. 회사가 건전한가, 기업의 경영실태가 좋은가 하는 개별 기업의 문제가 중요하지, 국가 단위의 평가는 무의미할 것입니다. _21세기의 아시아를 전망해주시지요. ▲기업의 얼마나 활력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아야 합니다. 아시아 기업과 기업인들은 대단히 강한 활력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아시아는 새로운 세기엔 분명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봅니다. _저서 「메가트렌드 2000」에서 아시아 경제위기를 예측하지 못했는데요. ▲예측하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경제가 완만한 경향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갑자기 큰 장애물을 만나 무너진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시아는 곧 성장세를 회복하지 않았습니까. 또다른 장애물을 만날수도 있지만, 아시아는 새로운 세기에 훌륭한 주자로 뛸수 있을 것입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아시아는 기대할수 있습니다. _한국 경제도 지난 세기말에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어려움이 남아있습니다. 21세기에 한국 기업들은 회생할 것으로 봅니까. ▲나는 작은 기업일수록 힘을 갖는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문제는 한국의 재벌입니다. 10대 재벌이 경제의 3분의2를 장악하고 있질 않습니까. 미국 경제를 봅시다.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이 미국 경제의 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의 진정한 힘은 작은 기업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10개 기업이 전체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균형을 깨는 것입니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경제에서 발전하려면 끊임없이 이노베이션을 단행하고, 시장체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동안 재벌을 쪼개는데 얼마나 진전이 있었습니까. 대기업을 분해(BREAKUP)해서 작은 기업으로 만들고, 이를 네트워크로 형성하길 기대합니다. 그럴 경우 한국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힘을 가질 것으로 봅니다. _3년전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이양하고, 지난해말 포르투갈이 마카오를 넘겼습니다. 저서에서 「용의 세기(DRAGON CENTURY)」를 예측하셨는데요. ▲정확하게 말하면, 넘겨준게 아니라 본래대로 되돌려준 것이지요. 원래 중국 땅이 아니었습니까. 중국은 새로운 세기에 경제적으로 큰 나라로 부상할 것으로 믿습니다. 단일 국가로 큰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고, 지난해엔 세계무역기구(WTO)에도 가입하지 않았습니까. GDP의 개념으로 중국을 평가할수도 없고, 그런 측정법은 소용이 없습니다만, 개별 기업과 기업인들의 활력을 감안할때 21세기에 중국은 강력한 주자로 나타날 게 분명합니다. _아시아·라틴아메리카·러시아등 이른바 이머징 마켓이 지난 세기말에 경제적으로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21세기엔 이 개념이 존재할런지요. ▲이머징 마켓에 포함되어 있는 많은 나라들이 지속적으로 글로벌 경제에 조인할 것이라고 봅니다. 30년전엔 「제3세계」라는 용어가 사용되었지요. 한국도 그 범주에 있었습니다. 이들 나라가 지금은 글로벌 경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글로벌 경제에 조인하는 나라가 많아질 것이고, 장기적으로 세계는 하나의 경제권을 형성할 것입니다. 아마 이머징 마켓은 새로운 개념을 필요로 할 것입니다. 한국과 같이 성숙한 이머징 마켓이 생겨날 테니까요. _20세기엔 철도·철강·자동차등 중공업이 세계 경제 발전을 주도했습니다. 새로운 세기엔 어떤 산업이 세계 경제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봅니까. ▲생명공학입니다. 굳이 화이저와 같이 큰 제약회사가 아니라도, 지금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지만 새롭게 나타나는 생명공학 회사들이 강력하게 새로운 영역을 확보할 것입니다. 나는 근저 「하이테크/하이터치」에서 이를 다뤘습니다. 갈릴레이와 다윈이 당시 문화와 충돌했지 않습니까. 문화와 기술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인 일입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살펴볼때 그렇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처음엔 종교·예술·공동체문화와 충돌하고 서서히 균형을 이룹니다. 인간생명 분야를 비롯, 생명공학이 지금 그런 단계에 있습니다. _인터넷 등 신기술이 인간을 노예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하이테크 시대에 인간의 도덕성은 사라지는 것입니까. ▲도덕성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발견을 한후 법정의 도전을 받아 싸워왔습니다. 그러나 과학자는 하나의 시민에 불과하지, 정신세계의 지도자는 아니었습니다. 인간은 정신적 동물입니다. 그런점에서 신기술과 도덕성에 대한 논란이 높아질 것입니다. _인터넷이 20세기초 미국의 대륙횡단철도처럼 산업발전에 큰 원동력을 가질 것인지요. ▲그렇습니다. 인터넷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로가 아니라 인간을 묶어주는 사회적인 인프라스트럭춰로 볼때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는 인터넷을 사회적 현상으로 보아야 합니다. 기술은 단순하게 무엇을 가능케 하는 것에 불과하고, 중요한 것은 사회적 현상입니다. 인터넷은 사람과 사람, 비즈니스와 비즈니스를 연결해주는 인프라스트럭춰입니다. 채팅룸이나 제너럴 모터스(GM)의 자동차 주문 인터넷 서비스등이 바로 그런 것이지요. 인터넷 산업은 아직 초보단계입니다. 인터넷 기술과 정보화 기술은 이제 시작이고, 무선 기술도 그렇습니다. 인터넷 산업의 전망은 밝습니다. _저서들이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입니다. 한국 독자중에는 나이스비트가 미래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는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데요. ▲그렇다고 비관적인 관점으로 돌아갈 수는 없질 않습니까.(웃음) 20세기를 돌이켜보면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점이 많았습니다. 다이내믹한 경제 발전을 보면 긍정적이고 지지할 점들이 많지요. 더이상 국경을 사이로 한 전쟁은 사라지지 않았습니까. 과거엔 전혀 생각할수도 없었던 일이지요. 물론 인종분쟁 또는 내전은 남아 있습니다. 이디오피아의 내전도 그런 부류입니다. 체첸 사태나 유고 분쟁이 발생했지만, 이들 전쟁은 모두 내부적 갈등에서 나온 것이지, 국경을 사이에 둔 국가간 대규모 전쟁은 아니질 않습니까. 언론들은 보스니아 사태니, 코소보 사태등 나쁜 뉴스만 다룹니다. 그러나 같은 유고 연방에서 독립한 슬로베니아와 마케도니아를 봅시다. 경제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질 않습니까. 나쁜 뉴스만 쏟아지니까, 사람들은 부정적으로 모든 것을 보려고 합니다. 나는 낙관론자입니다. 세계화가 진전되고, 투명성이 확대되고 있질 않습니까. _미국의 많은 학자들이 유럽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시아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나는 아시아를 잘 알고 있습니다. 1967년엔 태국에서 살기도 했지요. 한때 저널리스트로 일하며 베트남전을 취재하기도 했어요. 아시아에는 1년에 여러차례 방문합니다. 일본은 100번쯤 다녀갔을까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한국도 10번은 방문한 것 같습니다.나는 아시아를 사랑합니다. 아시아엔 에너지가 있고, 훌륭한 사람들이 있고, 유럽의 것보다 생동감 있는 고대예술이 있습니다. 나는 아시아 예술품을 많이 모아두고 있습니다. _뉴욕 월가에선 아시아 가치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만. ▲그런 견해에 동조할수 없습니다. 미국에도 최근까지 「정실주의(CRONYISM)」있었습니다. 현재와 같은 금융제도를 만든 것은 몇십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옛날에 서부의 은행에선 추악한 물밑 거래가 있었습니다. 미국의 제도가 반드시 세계의 기준(GLOBAL STANDARD)가 될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정실자본주의를 싫어합니다. 자유롭과 개방적인 시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_세계화가 진전될수록 작은 기업이 유리하다고 지적했습니다만 최근 미국에서 벌어진 대규모 기업합병을 어떻게 봅니까. ▲기업의 대형화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작고 빠르게 움직이는 기업이 더 유리합니다. 공룡 시대는 갔습니다. 신문에는 은행 합병과 대형화에 관한 소식이 많이 나옵니다. 신문에 나지 않은 사실은 최근 105개의 신규 은행들이 미국에 설립됐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대형은행과 경쟁을 할 것입니다. 출판업계에도 독일의 베텔스만과 미국 랜덤하우스가 합병, 대형 출판사로 태어났지요. 그 이면에 7,000개의 신규 출판사가 나타났습니다. 대형 기업과 은행의 M&A는 그대로 갈 것입니다. 그러나 작은 기업이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고, 큰 기업들은 결국 작은 기업을 상대로 싸워야 할 것입니다. _유럽 단일통화가 성공할 수 없다고 예측했는데요. ▲아직 유로화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후퇴하지 않는한 단일통화는 그럭저럭 유지하겠지요. 그러나 어느 나라의 경제가 불황에 빠질 경우를 누가 뒤집어쓰겠습니까. 유로가 희생양이 될 것입니다. (공식 화폐가 유통되려면) 시간이 남아있으므로 아직 단일 통화에 대한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관련기사나이스비트 누구인가 대담: 김인영 뉴욕특파원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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