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원전, 브라질 고속철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자금조달 그랜드플랜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이들 프로젝트 대출을 담당할 수출입은행에 오는 2013년까지 1조7,000억원을 추가로 출자하고 프로젝트 수출보험을 맡을 수출보험공사에 대한 대규모 증자도 단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과 증권사 등을 독려해 해외 대형 프로젝트 자금조달 계획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21일 기획재정부ㆍ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수출입은행 추가 출자 등 대형 프로젝트 자금조달 계획에 대한 내부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5월 중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이 같은 안을 상정,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반영할 계획이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UAE 원전수주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는 길밖에 없다"며 "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출자를 통해 국책금융기관의 파이낸싱 여력을 확대하고 이를 발판으로 민간자금 조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대형 프로젝트 자금조달에 재정투입 대신 국내 민간 및 해외자금을 유치해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해외 장기 투자자금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국내 큰손들도 투자에 따른 위험이 계산되지 않는다는 이유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하자 결국 정부가 팔을 걷고 재정을 투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계획대로 수출입은행 출자가 마무리되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를 가정할 때 대출여력이 12~15배가량 늘어나게 돼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수은 출자를 계기로 수출보험공사 출자도 마무리해 대형 프로젝트를 위한 정부 차원의 자금조달 그랜드플랜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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