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대규모 프로그램 차익잔액 청산매물이 나오며 코스피지수가 43포인트나 밀렸다. 아직 차익잔액이 6조원 넘게 남아 이달 중순까지 청산물량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청산 마무리 시점을 겨냥한 모멘텀 보유 종목 매수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추가 프로그램매물 나올 가능성 커=2일 새해 첫날 코스피지수는 43.68%(2.30%)나 하락한 1,853.45포인트로 마감, 2일째 약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17일(55.23포인트 하락)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외국인이 3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한 가운데 지수가 급락한 것은 연말 미국증시의 약세와 함께 5,200억원에 육박하는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달 13일(7,701억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장은 “배당투자 메리트가 사라진 가운데 매수차익잔액은 청산하고 저평가된 선물로 전환하려는 선물 스위칭 욕구가 커지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며 “아직 프로그램 매물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이달 중반까지 조정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26일 120일 이동평균선에 이어 폐장일(28일) 20일선을 차례로 밑돌면서 지수 하락도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대량 청산으로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은 6조원대 초반까지 내려갔지만 추가 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3~4일간 반복적으로 3,000억원 안팎의 프로그램 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며 “기관과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약할 경우 지수 반등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지수변동성은 크지만 일단 매물이 빨리 소진되면 오히려 조정 기간을 단축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주식형 펀드만을 고려할 때 투신권의 매수 여력은 1조5,000억원 정도에 달한다”며 “대외불안이 완화되는 시점을 기다리는 기관ㆍ연기금 등이 4ㆍ4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시작되는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매수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관련 소비재 등 내수주, 낙폭과대 주도주 유리할 듯=프로그램 매물이 진정세를 보이고 기업실적과 이달 말 예정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될 경우 단기간 1,900선을 웃도는 회복세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지수변동성에 대비해 경기 관련 소비재, 금융주 등 글로벌 증시 및 경기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업종과 낙폭이 큰 산업재ㆍ소재 가운데 실적 등 모멘텀이 부각되는 종목으로 매수 범위를 압축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원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8월 이후 성장주 대비 가치주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주가이익비율(PER)이 12배인 조선주도 성장 모멘텀이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가치주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변준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어닝 시즌을 앞두고 증권ㆍ보험 등 실적개선을 주도하는 금융업종의 강세가 예상된다”며“조선ㆍ해운ㆍ화학주 등도 일시적으로 이익 모멘텀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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