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가 달려간 길은 헛헛하다. 갈림길을 빤히 보고 있노라면 무섭기도 하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몸을 떠는 우리네 삶을 보는 듯하다. 우리 사회도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갈라진 철길은 갈등과 반목의 울타리에 갇힌 채 저성장이라는 무거운 쇳덩어리에 짓눌린 대한민국 경제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갈림길은 또 다른 만남의 시작 아닌가. 당장은 앞을 알 수 없는 불안이 엄습하지만 철마처럼 우직하게 달리다 보면 밝은 빛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계사년(癸巳年) 새해에는 우리 경제에도 희망과 상승의 기운이 교직(交織)된 축복의 시간이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서울 신내기지창의 곧게 뻗은 철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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