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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은 '콩나물 사무실'
입력2002-10-01 00:00:00
수정
2002.10.01 00:00:00
직원 1.5명당 사무공간 평균 1개씩 배정'의자 하나에 주인은 3명'
국내에서 활약하는 상당수의 다국적 기업들은 사무실 공간에 비해 직원수가 엄청 많다. 보통 직원 1.5명당 개인 사무공간이 하나씩 배정되는 편이다. 좀 심한 곳은 직원 3명당 사무공간 하나씩 배정되기도 한다.
이 정도 상황이면 당장 떠오르는 것은 지금부터 20~30년 전인 1970~80년대 초등학교의 콩나물 교실일 것이다.
아마도 사람들은 많이 필요한데 비용부담 때문에 피치못할 사정이 있을 것으로 지레 짐작할 수도 있겠지만 '콩나물 사무실'을 갖고있는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한결같이 세계적으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굴지의 회사들이다.
실제로 경영컨설팅 전문업체인 액센츄어, IT업계의 거두인 한국IBM, 시스코시스템즈 등등이 모두 콩나물 사무실을 갖고있다.
액센츄어의 경우 여의도 교보증권빌딩에 마련한 사옥을 중심으로 450명 가량의 임직원이 활동하지만 사무공간은 기껏해야 200여명 정도의 인력만 수용할 수 있다.
2,150명 가량이 활약하는 한국IBM 역시 도곡동 군인공제회관 본관 및 별관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상당 부분은 덩치 큰 컴퓨터 장비들이 차지하고 있고 정작 사무공간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이러다보니 1인당 사용할 수 있는 사무공간은 극히 제한적이다. 액센츄어는 사무실과 회의실을 배정하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예약을 받고 있으며 한국IBM은 한술 더 떠서 영업직 사원들에겐 아예 자리마저 배정해 놓지 않고 있다.
당연히 사무실에 들어오는 것보다 밖에서 활동하는 것을 권장한다.
액센츄어, 한국IBM 모두 이에 대해 "주력업무가 바깥에 있어 사무실에 앉아 있을 시간이 많지 않다"며 "정보통신의 발달로 굳이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업무수행에 차질을 빚지 않는다는 점, 일부 부서의 경우는 절반이상의 임직원들이 하루종일 사무실을 비워 공간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임직원들이 바깥으로 돌다보니 안에서 근무하는 사람들끼리 동료애를 느끼는 것이 쉽지 않다. 게다가 회사에 자주 드나들다보면 '무능력자 또는 게으른 사람'쯤으로 찍히기도 십상이다.
미국계 IT업체에 다니는 K(43)부장은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보면 마치 능력이 없어서 바깥 출입을 자주 못하는 사람처럼 비춰진다"며 "가급적이면 일거리를 만들어서라도 밖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김형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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