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한ㆍ러 경제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극동ㆍ시베리아 지역 개발에 나서고 있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러시아를 북방 신성장 공간의 핵심 축으로 활용해 양국 경제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한ㆍ러 경제공동위원회와 한ㆍ러 비즈니스 다이얼로그 등을 통해 FTA 협상 재개를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과 러시아는 지난 2008년 FTA 체결을 위한 공동연구그룹을 구성해 두 차례 협상했으나 러시아 측이 일방적으로 중단한 후 5년이 지났다. 러시아는 자국 원자재를 한국이 사들여 가공한 뒤 되파는 교역 구조상 FTA를 체결하면 자국이 불리할 것으로 보고 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과 러시아의 교역규모는 지난해 226억달러를 기록하면서 표면적으로는 양적 성장을 보였지만 투자협력 분야에서는 양국을 합쳐 1억1,000만달러에 불과해 미약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밝다. 극동ㆍ시베리아 개발계획에 따라 도로ㆍ항만 등 인프라 구축 수요가 늘면서 한국 기업의 참여 기회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회간접자본(SOC)과 액화석유가스(LNG) 플랜트 및 유전시추 플랫폼 등도 유망 분야로 꼽힌다.
정부는 이와 더불어 러시아 정부의 의료현대화 사업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진출을 도모하는 한편 의료와 정보기술(IT)을 연계한 디지털검진센터 등 시스템 구축을 통한 진출 확대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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