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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경영학] <8> 남선알미늄
입력2002-04-22 00:00:00
수정
2002.04.22 00:00:00
[재기 경영학]남선알미늄勞는 밀고 使는 끌며 고비넘어
해방 직후인 47년 주방용품을 생산하는 남선경금속공업사로 시작, 78년 기업공개를 거쳐 지역토착 기업으로 50여년을 알루미늄 분야만 고집해 온 ㈜남선알미늄도 98년 환란의 파고를 이겨내지는 못했다.
창호, 판재, 주방용품 분야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특히 알루미늄 건자재 창호분야에서는 주조ㆍ압출ㆍ피막ㆍ조립 등 전공정을 갖춘 국내 유일의 회사로 프로파일ㆍ 커튼월ㆍ로얄샤시 등 고급 알루미늄 창호부문을 석권했으나 과잉투자가 빗어낸 시련은 생각 보다 깊고도 컸다.
지금도 당시 자금을 담당하던 실무자들은 어음할인과 차입금 조달을 위해 매일 아침 금융기관을 찾아가서 밤늦게 힘없이 돌아왔던 기억을 지울 수가 없다고 한다.
특히 98년 9월 워크아웃 기업으로 지정받기 전, 종업원 퇴직금을 마련할 수 없어 어음을 여러장으로 분할 발행하고 급기야 자금담당 직원들이 쓰러져 병원신세를 졌던 일들은 되새기기 조차 싫은 기억이 돼버렸다.
워커아웃 기업으로 지정받는 데는 당시 장형수 사장이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시가 약 80억원의 토지를 회사에 기증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후 약 2년간 뚜렷한 경영성과를 내지 못했던 남선알미늄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재기의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 2차 기업개선 약정을 체결한 뒤 3월 CEO를 공채했다. 남선알미늄에서 33년을 근무한 김용국 사장이 선임됐다
첫번째 과제는 임직원들의 재기의지에 불씨를 당기는 것. 이를 위해 신임 김 사장은 새벽 1~3시경 대구 달성공단의 2개 공장, 경북 구미와 군위 공장을 손수 운전으로 순회했다.
야근하는 임직원들을 독려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던 것. 이에 노조는 임금협상에 백지 위임장으로 화답했으며 경영진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5%의 임금인상으로 다시 보답했다.
다음은 원가절감. 각 팀에서 출발하여 경영진으로 이어지는 철저한 바텀업(Bottom-Up) 방식의 원가절감 목표를 수립했다.
전직원의 참여를 통해 현실적인 목표설정과 함께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각 팀장으로 구성된 원가절감 평가위원회는 자발적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만 50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
셋째 과제는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구조조정이었다. 계절성이 강한 업종 특성을 보안하기 위해 인력풀제를 실시했다.
인력지원팀을 신설, 각 공정별 필수작업자를 제외하고는 인력지원팀으로 발령을 내고 여기서 생산목표량에 따라 인력을 적기ㆍ적소에 재배치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연초 대비 12%나 적은 생산직 인력으로 생산성을 전년대비 4% 이상 높이는데 성공했다.
모든 의사결정을 전직원에게 공개하고 주요 거래는 반드시 복수견적을 받아 사내통신을 통해 전직원에게 공개하는 투명ㆍ공개 경영의 실천도 재기에 큰 힘이 됐다.
결국 남선알미늄은 지난해 놀라운 실적을 이뤄내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매출액은 1,9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00년 31억원 적자에서 10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당초 목표액을 78%나 초과한 것으로 지난해 국내 알루미늄 창호시장이 4%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실적이다. 올해는 140억원의 영업이익에 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부채 조기상환을 시작할 계획이다.
오늘도 남선맨들은 경영개선을 완성할 때까지는 국민연금도 제때 납부하지 못해 경고장을 받았던 시기를 결코 잊지 않을 것임을 다짐한다. 타오르다가 꺼져 버리는 불씨 대신 스스로 불을 지펴가는 생명의 불로 영원히 남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조충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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