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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차입금 의존… 부도 도미노 우려(국내경제)

▷자금조달과 부도◁97년들어 일어나고 있는 대기업의 연쇄적인 부도는 이미 예견된 사실이지만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현실로 표면화됨에 따라 또다른 대기업의 부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기아그룹의 96년도 재무상태를 보면 당기순손실 1천3백억원, 부채비율 5백23%를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재무상태를 나타내고 있는 기타 부도 발생 가능대기업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기아그룹 28개 계열사(10개 해외현지법인 포함)의 순여신은 9조5천억원(5월말기준)으로 은행권이 5조5천억원이고 종금사등 제2금융권이 4조원에 달하고 있어 차입자금의 구조가 제2금융권에 치중되어 주로 단기자금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제2금융권 중에서도 주식시장 등 직접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은 주식시장의 침체와 높은 회사채 금리에 따른 금융비용의 가중으로 인해 주로 기업어음(CP)과 같은 단기자금조달에 의존해 왔음을 알 수 있다. 한보부도 사태 이후로 대기업들이 단기자금 확보를 위해 CP(만기 91일) 발행을 확대함에 따라 97년 1·4분기 동안의 CP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 수준(6조5천억)을 크게 상회하는 11조4천억원으로 약 75%나 증가하였다. 즉 대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 의존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제2금융권 자금이지만 비교적 장기에 해당하는 주식및 회사채(만기 3년)를 통한 자금조달은 97년 1·4분기동안 각각 1천8백억원, 8조원으로 전적으로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에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있다. 그리고 직접금융을 통한 전체 자금조달 규모는 8조1천8백억원으로 이는 단기자금인 CP 발행 규모의 72%에 해당하여 우리 기업들이 은행을 제외한 제2금융권에서 장기자금보다는 단기자금에 의존하는 비중이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최근의 대기업 연쇄부도 사태의 가장 큰 이유는 경기침체 여파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이로 인한 현금흐름 부족도 문제가 되지만 기업들이 장기 차입금보다는 주로 단기차입금에 의존함으로써 부담해야하는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게다가 최근 4단계 금리자유화가 지난 7일부터 실시되면서 모든 단기금리가 일제히 상승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부담해야되는 단기 금융비용 부담은 더욱 가증될 것으로 보인다. 종금사들이 매입하는 기업어음(단기자금 조달)이 증가하면 할수록 기업의 약속어음 부도율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기업이 단기자금에 의존하면 할수록 금융비용 부담의 증가로 인해 기업들의 부도가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연쇄적인 대기업의 부도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단기자금조달 시장인 주식및 회사채 시장, 그리고 제1금융권의 장기대출 시장의 활성화가 무엇보다도 시급한 실정이라 하겠다. 또한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처인 종금사들이 부도방지협약 가입대상 기관(은행과 종금사)이면서도 이 협약이 발효될 경우 채권행사의 중단 사태는 물론 모든 의사결정권에서 배제됨에 따라 겪는 불이익으로 인해 부도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 그들의 단기 채권을 일시에 회수하려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기아그룹 이외의 또다른 대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부도에 처할 가능성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회사채 수익률 12%초반 유지할듯 ▷국내금리 전망◁ 그동안 금융시장의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지적되어오던 대기업 추가 부도 가능성이 마침내 재계 8위인 기아그룹의 부도방지협약 대상 지정으로 현실화되었다. 한은의 통화 환수에 따른 지준부족과 월말 자금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이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함에 따라 위축되었던 금융시장은 기아사태로 인해 불안 양상이 더욱 심화되었다. 이에 따라 콜금리는 다시 상승세로 반전되었고 11.7%대에서 조정중이던 회사채 수익률도 상승세로 돌아서며 54일만에 다시 12%대로 진입하였다. 기아사태의 여파로 당분간 시중금리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나 기준금리인 회사채수익률의 상승폭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4월말 부도방지협약이 발효된 이후 진로, 대농, 한신공영 등이 부도방지협약 대상으로 지정된 경우에도 회사채 수익률의 안정세는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다. 이는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회사채에 대한 지급보증을 기피하기 때문에 일부 우량 대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 회사채 수익률은 12% 초반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의 회사채 선별 매수, 이로 인한 신용도별 금리차 확대 그리고 신규 대출기피, 기존 대출 조기 회수 등 금융시장의 급속한 위축과 이로 인한 연쇄 부도 가능성 등이 향후 시장여건을 악화시키며 금리의 상승 요인으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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