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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를 소화불량땐 헬리코박터균 감염 의심

유산균음료, 균 억제 효과 불구 근본치료 안돼<br>위염·소화성 궤양 증상땐 항생제등 복용해야

구부러진 막대 모양의 헬리코박터파이로리 균(화살표)에 감염된 사람의 위점막 사진.

직장인 최영락(44ㆍ가명)씨는 1년 전부터 공복시 속쓰림과 소화불량 증상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최근 흑색 변을 보는 등 증상이 갑자기 심해져 병원에 입원하기에 이르렀다. 과거 특별한 위장병 병력은 없었지만 검사 결과 위에서 헬리코박터파이로리 세균이 발견됐다. 최씨는 균을 없애는 항생제를 일주일간 복용하자 증상이 어느 정도 호전됐다. 이처럼 특별한 위장병력이 없는 데도 소화불량과 속쓰림 증상이 지속된다면 헬리코박터파이로리 균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김재규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내시경검사에서 아무 이상이 없는데도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 중 일부는 세균을 없애는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최근 소화불량증 치료의 한 방법으로 헬리코박터파이로리 균을 없애는 제균치료법이 계속 연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40대 10명 중 8명이 감염= 헬리코박터파이로리 균은 국내의 한 요구르트 제품 광고로 널리 알려진 호주의 마셜 박사와 병리학자 워렌이 지난 82년 공동 발견했으며 2005년 노벨의학상을 공동 수상하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헬리코박터 균은 1/300㎜ 크기에 구부러진 모양의 세균으로 염기성 암모니아를 자체 생산, 강한 산성인 위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감염돼 있을 정도로 흔한 세균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20대부터 감염자가 급격히 늘어 40대의 경우 10명 중 8명이 이 세균에 감염돼 앴다. 그러나 헬리코박터 균에 감염됐다고 무조건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균 감염으로 인해 상복부 통증, 울렁거림 등 급성위염 또는 소화성궤양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균을 없애는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재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소화성궤양은 재발이 매우 흔한데 헬리코박터 균을 없애는 치료를 하면 재발률이 1/10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유산균음료는 근본적 치료방법 안돼= 헬리코박터 균을 없애려면 대개 ‘클라리스로마이신’과 ‘아목시실린’ 등 서로 다른 두 가지 성분의 항생제와 위산억제제를 1~2주 정도 먹어야 한다. 다량의 항생제를 먹어야 하므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의사 지시에 따라 약물치료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최근 헬리코박터 균을 줄여준다는 유산균음료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근복적인 치료법은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재준 교수는 “유산균음료가 헬리코박터 균을 다소 억제시켜 주는 효과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제거하려면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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