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위기에서 살아 돌아온 팬택이 회사의 영욕을 고스란히 간직한 서울 상암동 사옥(사진)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쏜다. 팬택 우선협상대상자인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현재 사옥을 전격적으로 인수 대상에 포함 시켰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과 팬택 상암 사옥의 소유주인 네덜란드계 부동산리츠(Reits) 오쓰타라씨나인 간 임대료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쏠리드 컨소시엄은 지난 7월 인수합병 본계약 체결시 팬택 빌딩의 높은 임대료를 이유로 사옥을 인수 대상에서 제외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쏠리드 컨소시엄이 제시한 400억원의 팬택 인수대금에는 사옥 재임대가 빠져 있었지만 최근 상암동 사옥을 그대로 쓰기로 하고 자금을 추가 조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준 쏠리드 대표도 "팬택 인력을 최소 400명 이상 승계하기로 해 국내 사무실 공간이 필요하다"면서 "오쓰타라씨나인과 가격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성암로에 위치한 팬택 사옥은 팬택의 역사다. 팬택은 지난 2007년 지하 5층·지상 22층 규모의 사옥을 준공하고 상암동 시대를 열었지만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1차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팬택은 당시 자금 마련을 위해 오쓰타라씨나인에 사옥을 2,000억원에 팔았고 지금까지 임대해 쓰고 있다. 팬택은 이곳에서 2007년부터 1차 워크아웃을 졸업한 2011년까지 20분기 연속 흑자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지만 글로벌 스마트폰 전쟁에 밀려 결국 지난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눈물을 삼켰다.
상암동 사옥 인수와 함께 쏠리드 컨소시엄의 팬택 인수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정준 쏠리드 대표는 "이 달 말 쯤 '뉴 팬택'을 이끌어갈 구체적 청사진을 공개할 수 있을 것" 이라며 "내달 4일까지 320억원의 잔금 납부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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