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계열사 지원 수법 갈수록 지능화
입력2000-12-14 00:00:00
수정
2000.12.14 00:00:00
계열사 지원 수법 갈수록 지능화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발표한 4차 부당내부거래 조사 결과를 보면 4대 그룹의 부실계열사 부당지원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ㆍ고도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재벌의 구조조정 의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특히 비상장주식을 재벌 총수의 자녀와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에게 헐값에 넘기는 사례가 크게 늘어 변칙 증여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공정위가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4개 회사에 대해 처음으로 검찰에 고발키로 한 것도 과징금 부과만으로는 부당내부거래가 근절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강공대응이라고 볼수 있다.
이남기 위원장은 "첨단금융기법을 활용한 부당내부거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조사에 애를 먹었다"면서 "내년중 금융감독기관과 검찰의 협조를 받아 조사의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도화ㆍ지능화되는 부당 지원=재벌의 계열 금융기관을 사금고화해 부당 지원하는 방법은 이제 고전적 수법이다. 비계열 금융기관 또는 해외금융기관을 통해 우회지원하거나 비상장사의 실권주를 고가에 매입하는 신종 수법이 이번에 적발됐다. 또 상호빚보증과 출자총액제도등 재벌에 대한 제재를 피해나가기 위해 8개의 위장계열사까지 설립했으며, 이중 일부는 벤처기업까지 손을 뻗쳤다.
SK글로벌과 워커힐 등 SK 2개사는 98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중앙종금 등 6개 종합금융사에 8,614억원을 예금하고 이들 금융사가 이 자금으로 계열사인 성산개발(골프장업)과 위장계열사인 정지원(부동산개발업)의 기업어음(CP)을 정상금리보다 낮게 매입하도록 했다. 또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은 지난해 9월 삼성상용차가 3,4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할 때 발생한 실권주 1,250만주를 순자산가치보다 125억원이나 더 주고 산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부도채권의 액면가 매입, 벤처기업창업시 인력 지원 등도 새롭게 드러났다.
◇실권주 인수ㆍ주식 우회매입을 통한 변칙 증여 의혹=재벌들이 총수 자녀와 친인척등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방법으로 증여ㆍ상속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다시 한번 뒷받침됐다.
LG텔레콤은 우리사주조합에 무이자로 자금을 지원, 다른 기업의 주식 18만8,000주를 매입토록 한 뒤 이 주식을 총수 일가 10명에게 정상가격보다 낮게 팔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총수 가족들은 32억6,600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삼성 이건희회장의 아들 재용씨에 대한 부당지원도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삼성생명보험은 99년 2월 한일투신운용과 한빛투신운용 주식 60만주를 한빛은행이 보유한 삼성투자신탁운용 주식 60만주와 맞바꾸기로 했다가 엉뚱하게도 삼성투신주식을 재용씨에 넘겨주기로 이면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용씨는 이 과정에서 삼성투신 주식을 시세보다 주당 1,000원정도 싸게 매입할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2월 삼성SDS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재용씨 등 특수관계인 6명에게 싼 값에 매각, 225억원의 차익을 얻도록 한 바 있어 이 시기에 삼성측이 집중적으로 변칙증여를 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또 현대택배는 99년 12월말 대주주와 임직원을 상대로 유상증자(110억원)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하여금 실권시킨 뒤 실권주 177만3,331주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회장에게 배정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이에 따라 정회장은 이 주식을 주당 정상 가격인 8,602억원보다 훨씬 낮은 5,000원에 매입함으로써 63억8,700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권구찬기자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