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 찍힌 060 번호는 절대 회신하지 마세요’ 한동안 성인용 음성정보 스팸으로 악명을 떨쳤던 ‘060’으로 시작되는 전화번호가 최근 일부 사회모금단체를 표방한 사업자들의 기부금이나 후원금 모집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회사원 김모씨는 최근 회의에 참석하느라 미처 받지 못했던 휴대폰 전화 가운데 발신자가 표시된 전화번호를 확인한 후 회신을 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060-xxx-xxxx’라고 찍힌 번호를 회신하자 “안녕하십니까 사회복지단체 AAA입니다. 귀하께서는 이 전화를 통해 5,000원을 사회복지활동비로 기부하셨습니다”라는 멘트가 나온 후 ‘뚜’하는 발신음과 함께 곧바로 전화가 끊어졌다. 어이가 없었지만 대처할 방안도 없었다. 김씨는 정보통신부 소속 통신위원회에 이 같은 사례를 신고 후 상담을 가졌다. 김씨는 상담을 통해 최근 일부 사회복지단체나 이를 표방한 사업자들이 이처럼 060번호를 악용해 기부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악했다. 다음날 같은 번호를 눌렀지만 “사업자에 의해 사용이 정지됐다”는 메시지를 들었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그간 음란 정보 유통수단으로 사용됐던 060번호를 일부 사회모금단체나 이를 사칭한 업체들이 모금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이 관계자는 “휴대폰에 060으로 시작되는 번호가 찍히면 절대 회신하지 말아야 한다”며 “060번호는 사전에 이용요금이 부과된다는 사실을 사전 안내방송을 통해 고지하지 않으면 사기죄로 처벌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사례를 발견하면 즉시 통신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060은 음성정보서비스에 특화된 식별 번호로 전화를 통해 증권, 운세, 날씨, 스포츠경기 결과 등의 정보를 음성으로 제공한 뒤 음성정보료를 받는 형태로 운영된다. 하지만 그간 음란성 정보물의 주요유통수단으로 활용되면서 경찰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은 후 고개를 숙였다가 모금단체들이 이를 활용하기 시작하자 이를 사칭한 사기단체까지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정통부는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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