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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를 비롯한 식품·패션·화장품·호텔 업계 등이 38년만에 가장 빠른 추석에 맞춰 바캉스 성수기인 7월말~8월초 한가위 마케팅에 불을 당겼다. '여름 추석'인 만큼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예년보다 1~2주가량 앞당겼고, 경기불황 여파로 참치캔 등 실속형 제품 물량을 크게 늘리는 한편 할인율도 대폭 적용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내달 1일부터 21일까지 사전 예약 판매한다. 대표적인 선물세트는 청과와 정육, 견과류, 건강식품 등으로 최대 50% 할인한다. 현대백화점은 같은 달 8일부터 21일까지 14일간 '2014년 추석 선물 예약 할인전'을 실시하고 한우와 굴비, 과일 등 선물세트를 최대 30% 할인한 가격에 선보인다. 갤러리아백화점도 4일 명품관 식품관인 고메이494를 시작으로 수원·센터시티·타임원드점은 8일, 진주점은 12일부터 추석 선물 예약판매에 나선다. 청과, 정육은 10%, 생선은 13~22% 할인율을 적용해 소비자 부담을 줄였다.
대형마트에서는 이마트가 내달 1일부터 추석선물세트 예약판매를 시작하고 신선·가공·생활 등 총 118개 상품을 내놓는다. 과일은 산지 100% 직거래로, 한우는 미트센터에서 6개월 전부터 물량을 비축하는 한편 세트 구매 시 최대 58%까지 가격을 낮춰준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추석이 지난해보다 11일 앞당겨져 한가위가 다가올수록 선물세트를 구매하려는 고객이 몰릴 전망"이라며 "해마다 미리 추석 선물을 준비하려는 고객이 많아지고, 올해는 길어진 연휴에 해외여행을 가는 휴가객이 늘 수 있어 예약판매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빨라진 추석에 대목 잡기에 서두르기는 식품·생활용품 업계도 마찬가지. 당도가 크게 떨어진 과일이나 무더운 날씨 탓에 배송 과정에서 상하기 쉬운 한우, 조기 등 신선식품 보다는 가공식품 및 생활용품 판매가 증가하는 반사이익을 기대해 선물세트 종류는 물론 물량을 크게 늘렸다.
동원F&B는 설날 때 선보였던 연어 캔 3종 세트를 9종으로 다양화하고 참치와 김 등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 추석보다 10% 늘렸다. CJ제일제당은 연어캔 세트를 지난해 17종에서 29종으로 확대했다. 롯데푸드도 육가공, 식용유 등 50여 종의 선물세트 수량을 지난해 보다 20% 늘렸다. 애경은 6주 전부터 선물세트 준비에 나섰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2주 앞당겨 8주 전부터 특판에 나서는 등 빨라진 추석에 맞춰 판촉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텔업계는 다양한 의식주 아이템으로 추석선물을 준비했다. 서울웨스틴조선호텔은 주방장이 직접 손질해 스테이크 크기로 진공 개별 포장한 '셰프 초이스 기프트 5(42만~75만원)'를 비롯해 '방짜 유기(63만원·135만원)' '삼베 옻칠 테이블 매트(160만원·240만원)' '헤븐리베드 베드시트(9만원)' '매트리스(206만7,000원)' '은칠보 쥬얼리(76만~154만원)'를 마련했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총주방장이 직접 고른 한우 정육 세트(95만원), 대관령 등채 세트(55만원), 등심과 사태로 구성한 한우 정육 세트(60만원) 등을 내놓는다. 롯데호텔서울은 5,800만원짜리 '샤또 무똥 로칠드 1945년산'을 시작으로 20세기 명품 와인으로 꼽히는 '샤또 라뚜르 1961년산(2,800만원)' '발렌타인 40년산(1,000만원)' 등 소장 가치를 겸비한 주류 상품을 추석선물세트에 포함했다. '왕의 차 세트(100만원)' 등 고가 전통차 품목에 '전통차 큐브 세트' '산야차 세트(이상 9만원)'도 더했다.
뷰티·패션업계는 바캉스 고객은 물론 이른 추석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세일 작전에 돌입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온오프라인에서 초록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네이처 멤버스데이'를 진행한다. H&M은 추석 전 여름 제품을 50~70%까지 할인하는 막바지 세일 행사를 펼친다.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가을·겨울 베스트히트 상품인 패딩조끼를 다음달 7일까지 사전 판매중이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여름 휴가가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집중되고 곧바로 추석을맞기 때문에 이번 할인 행사의 규모와 폭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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