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시멘트 업계가 제조원가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 급등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15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ㆍ4분기 운임포함 톤당 85달러선이던 유연탄 현물 가격이 지난달 말 120달러까지 치솟아 현재까지 이 가격대가 유지되고 있다. 시멘트업계에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유연탄값 폭등세를 겨울철 수요 집중과 폭설 여파에 따른 비정상적 급등으로 해석했지만 최근까지도 가격이 내릴 조짐을 보이지 않음에 따라 가격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는 통상 4~5월에 연간 계약을 진행해 호주ㆍ중국ㆍ러시아 등지로부터 유연탄을 도입한다. 때문에 2~3월 유연탄 시세가 연간 도입가격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원가 중 약 35%를 차지한다. 시멘트 업계로서는 유연탄값 상승이 직접적인 원가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유일한 수요처인 레미콘 및 건설업계 역시 최근 수년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쉽게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없는 구조다. 지난해 쌍용양회ㆍ동양시멘트ㆍ성신양회 등 국내 주요 시멘트 회사들은 지난해 비교적 안정적인 톤당 90달러 내외로 유연탄을 도입했다. 제품 가격도 지난해 6월1일부로 톤당 5만9,000원에서 6만7,500원으로 올리면서 지난해 오랜만에 소폭이나마 흑자를 낼 수 있었다. 쌍용양회의 경우 지난 2005~2006년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하다 2007년 가까스로 소폭 흑자를 냈고 2008년 대형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 어렵사리 흑자전환했다. 시멘트 업계는 올봄 유연탄 도입 연간 협상에서는 지난해보다는 높은 가격이 결정될 게 분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는 만약 톤당 120달러선에 유연탄 연간 도입계약이 이뤄질 경우 시멘트 가격을 톤당 1만원 이상 올려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쌍용양회의 한 관계자는 "유연탄 가격은 환율과 함께 시멘트 회사 수익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예를 들어 연간 100만톤을 쓰는데 톤당 20달러가 오른다면 2,000만달러 곱하기 환율만큼 순이익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시멘트업계가 원가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시도할 경우 레미콘 및 건설업계와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계도 유연탄값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건설업이 워낙 불황이라 시멘트업계가 가격 인상을 시도할 경우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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