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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골프엿보기] 49+39의 교훈
입력1999-09-12 00:00:00
수정
1999.09.12 00:00:00
두분은 형님벌의 웃어른들이시고 한분은 업게의 동료였다. 그런데 문제는 두분 형님들은 연세도 있으시고 골프실력도 보기플레이 수준이셨기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지만 업계의 동료는 나이도 나보다 젊은데다 모골프장의 클럽챔피언까지 하신 로핸디의 대단한 실력가였다.그 분이 첫 홀 티샷에서 드라이버샷을 300야드 정도 날리는데 정말 볼이 까맣게 날아가는 것을 보고 나는 가벼운 심적 동요를 느끼고 있었다. 첫 홀은 나도 온그린하여 서로 파를 잡았다. 문제는 두번째 홀부터였다.
오너인 그가 드라이버샷을 정말 까맣게 날리는데 320야드는 날아가는 것 같았다. 뒤이어 치게 된 나는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게 되고 내심으론 나도 어느 정도 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고 하여 풀스윙을 하였는데 결과는 톱핑성 볼을 쳐서 60야드정도 굴러가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여기에서 마음을 가라 앉히고 안정된 클럽(우드 4번 혹은 아이언 4번정도)을 선택하여 안전하게 리커버리 샷을 해야 했는데 스푼을 선택한 나의 제2구는 또다시 톱핑성 볼을 쳐서 떼굴떼굴 굴러갔다.
이렇게해서 동요를 일으킨 나의 샷은 결국 파5 홀에서 더블보기라는 어이없는 스코어로 이어졌다. 무언가 나도 보여줘야겠다는 욕심과 자만심이 화를 부른 것이다.
여기에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정상의 샷을 찾으려 노력했으면 한번의 실수로 끝날 수도 있었는데 몇 홀 파를 잡고나니 다시 욕심과 자만심이 되살아나 또다시 더블보기, 트리플보기를 하게 되어 결국 전반 9홀을 무려 49타로 홀아웃을 하게 됐다.
한마디로 형님들 앞에서 무언가 보여주기는 커녕 졸지에 위로를 받게 된 처지에 놓였다. 그늘집에 수박을 한쪽 먹으면서 마음 비워야지를 몇번이고 되뇌이고 후반 9홀에 들어간 나는 정말 모든 욕심을 다 버리고 차분하게 경기를 진행했다.
버디 1개에 트리플보기 1개를 범한 후반 스코어는 39타. 후반 중반 파5 홀에서 잘맞은 드라이버 샷이 페어웨이 중간에 서 있는 나무가지를 맞고 떨어진 것을 또다시 욕심을 부려 우드 샷 한 것이 미스샷이 되어 러프행이 되고 다시 벙커 등을 쳐서 어이없는 트리플보기를 한 것 말고는 안정된 플레이를 한 것이다.
이날의 플레이는 내 자신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줬다. 핸디캡 싱글수준의 골퍼도 심적변화에 따라 얼마나 많은 기복을 보일 수 있는지를, 그리고 사람의 「마음먹기」에 따라 결과 자체가 판이하게 달라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인생에 비교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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