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와 해외 채권형 펀드가 올해 펀드시장에서 최고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국들의 잇단 양적완화 조치로 글로벌 유동성이 아시아 등으로 몰리면서 해외 신흥국∙하이일드 채권의 수익률은 두자릿수로 껑충 뛰었다.
2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6일까지 국내 중소형주 펀드의 수익률은 8.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주식형 중 대형주(4.7%)와 채권형(4.2%)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것이다.
펀드별로 봐도 중소형주 펀드인 KB자산운용의 'KB중소형주포커스자[주식]A'가 28.34%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시가총액 2조원 미만의 중소형주에만 투자하는 이 펀드는 최근 코스닥시장 강세에 힘입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8.47%)과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6.56%)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1(주식)종류C1(21.02%), 삼성중소형FOCUS1[주식](A)(19.18%),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밸류1(주식)ClassA1(13.72%) 등 다른 중소형주 펀드들도 대거 수익률 상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대형주 중심의 경기민감주가 주춤하면서 방어주 성격이 강한 소비재 펀드들의 강세도 돋보였다.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TIGER중국소비테마상장지수[주식]이 26.90%를 기록했고 국내 소비재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코리아컨슈머자1[주식]종류C-A도 14.26%의 높은 성적을 냈다.
수익률이 오르면서 자금도 중소형주로 쏠리고 있다. 실제로 연초 후 국내 주식형 펀드(ETF 제외)에서는 5조9,600억원이 순유출됐지만 KB중소형포커스펀드에는 2,025억원이 들어왔다. 교보악사파워인덱스(1,745억원), KB밸류포커스(1,178억원), 마이트리플스타(1,108억원), 한국투자한국의힘 1(926억원) 등 운용사 대표펀드에도 돈이 몰렸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남은 3개월 동안 미국의 3차 양적완화 및 재정절벽 이슈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특정 유형 펀드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유형별 분산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채권형 펀드에서는 해외 채권형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선진국보다는 신흥국 채권형 펀드의 성적이 좋았고 또 우량채권에 비해 하이일드채권펀드가 높은 수익을 거뒀다. 해외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10.86%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은 물론 국내 채권형(4.20%)도 압도했다. 유형별로는 글로벌하이일드채권형펀드가 13.92%의 수익률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고 신흥국채권형펀드 역시 11.41%의 고수익을 기록했다.
개별 펀드별로는 피델리티이머징마켓자(채권-재간접)(A)가 연초 후 16.37%로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JP모간이머징국공채(채권-재간접)A, AB글로벌고수익(채권-재간접)종류형A가 14%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해외 채권형 펀드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기현 우리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이미 저금리 기조에 들어선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흥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더 크다"며 "특히 글로벌 양적완화로 늘어난 유동성 유입으로 신흥국의 통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신흥국채권형펀드들에 대한 관심은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훈 삼성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유동성 확대 혜택이 예상되는 신흥국채권형펀드와 함께 최근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있는 글로벌하이일드채권의 투자매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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