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환율하락의 주범(?)’ 롯데쇼핑 해외상장으로 유입될 달러 공급물량에 대한 우려로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 안팎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엔ㆍ달러 상승세를 못 쫓아가고 962원60전으로 급락한 배경으로 롯데쇼핑 물량을 꼽았다. 가뜩이나 위축된 시장 상황에서 롯데쇼핑 물량 부담이 예고되면서 역외 세력들이 엔ㆍ달러보다는 롯데쇼핑 관련 매물에 기댄 선취매도 물량을 대거 쏟아냈다는 지적이다. 롯데쇼핑 해외상장으로 들어올 물량은 총 27억달러로 지난 3일 일반공모를 마쳐 8일 납입될 예정이다. 롯데쇼핑의 한 관계자는 “당국과 연중 분산처리에 대해 협조했지만 롯데쇼핑은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사기업”이라며 “환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경우 환차손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혀 환전 스케줄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 원ㆍ달러 환율 10원 변동에 270억원이 왔다갔다하는 판국에 롯데쇼핑에만 느긋하게 환전할 것을 일방적으로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외환당국은 롯데쇼핑 물량의 연중 분산처리를 재차 강조하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그럴 만한 것이 지난달 ‘1ㆍ6외환대책’ 발표 당시 “외화의 단기적인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불요불급한 해외차입을 당분간 억제하겠다”고 밝힌 뒤 롯데쇼핑 물량 부담으로 환율이 곤두박칠치기도 했기 때문이다. 비단 롯데쇼핑뿐 아니라 지난해에도 기업 물량이 환율상승 모멘텀을 가로막은 적이 수차례다. 지난해 11월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 지분매각(12억달러)을 비롯해 포스코 DR발행(7억달러)에 이어 12월 SC제일은행 자본금 확충(12억달러), KT 증자대금(2억달러) 등 엔ㆍ달러 환율은 올라가는데 유독 원화만 답보상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공기업과 금융권의 외환차입 수요는 가급적 국내로 돌리도록 협조를 구할 수 있지만 민간 기업들까지 강압적(?)으로 제어하기는 힘들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국내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밖에 나가 몇십억달러씩 자금을 조달해오는데 어떻게 환율이 안정되느냐”며 “기업들이 환율안정만 바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신경을 써야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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