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를 앞둔 우리카드의 신임 대표이사 내정이 임박한 가운데 여신협회를 비롯한 많은 카드사들의 CEO들도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CEO는 자주 바뀌지 않아왔던 점을 고려할 때 새로운 얼굴의 등장은 카드업계 경쟁구도에 적잖은 변화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정식 출범하는 우리카드의 초대 대표이사에 정현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룹 내 경영전략을 전담하고 있는 정 부사장은 매트릭스 제도 도입과 저축은행 인수 등 굵직한 사안을 도맡아 처리했고 현재는 카드사 분사를 책임지고 있다.
우리카드 분사추진 태스크포스(TF)가 가동 중이지만 단장을 따로 선임하지 않은 것도 정 부사장의 CEO 발탁 가능성을 높인다. 비교사례가 되는 KB금융지주의 경우 KB국민카드의 초대 사장으로 최기의 카드사설립기획단장을 임명했다. 정 부사장은 경기고ㆍ서울대 출신으로 진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우리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재 카드분사의 의사결정 과정은 TF 팀장과 안영덕 상무, 정 부사장의 순서로 진행되고 있다"며 "그룹 내에서는 정 부사장의 CEO 발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카드 초대 사장 인선과 맞물려 카드업계 전반의 CEO 교체 가능성은 농후하다. 당장 3월에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며 4월에는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의 임기가 끝난다. 8월에는 이재우 신한카드 사장이 5년의 임기를 꽉 채우고 박상훈 롯데카드 사장의 임기는 12월이다.
최 사장은 연임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KB국민카드를 체크카드 부문 1위로 올려놓았고 7월 임기만료를 앞둔 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이 계열사 CEO를 교체할 가능성은 낮다. 반면 이두형 회장과 이재우 사장은 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카드업계 최장수 CEO인 이재우 사장은 여러 자리에서 이번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새로운 CEO의 등장은 카드업계의 경쟁구도에 적잖은 균열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카드 분사로 플레이어는 늘어났고 여신전문업법 개정안이 실행되면서 각 카드사 별로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예고하고 있는 탓이다. 대형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모든 카드사들이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수장이 바뀌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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