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기린아’ 이랜드가 국내 슈퍼마켓 시장에도 지각변동을 몰고 올 전망이다. 공격적인 경영으로 이목을 끌어 온 이랜드가 32개 매장을 갖춘 해태유통을 집어삼킴에 따라 당장 업계 2위인 롯데마트를 위협하기 시작한 것. 이랜드는 지난 21일 ㈜해태유통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식품소매 분야를 대폭 강화하는 입지를 마련했다. 이로 인해 패션부터 식품까지 망라하는 종합유통업체 ‘완성’에 한발짝 더 확실하게 다가선 셈. 이번 인수는 특히 대형업체 중심으로 급속 재편되는 슈퍼마켓 업계에 또 한차례 큰 파장을 일으키며 상위 업체들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현재 약 2조5,000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슈퍼마켓 업계는 연 매출 6,700억원을 올리는 GS리테일의 GS슈퍼를 선두로 롯데슈퍼, 홈플러스 SSM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한화유통 슈퍼마켓을 인수해 현재 44개 매장을 운영중이며, 올들어 아람마트를 인수한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19개, 코오롱마트를 인수한 GS슈퍼는 84개로 각각 몸집을 불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랜드는 킴스클럽 식품관을 포함한 기존 슈퍼마켓 사업에서 올리던 4,700억원의 매출에 올해 해태유통의 2,000억원을 더해 총 49개 매장에서 7,0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물론 할인점 형태로 공산품까지 판매되는 킴스클럽 강남ㆍ야탑ㆍ평촌점까지 더해졌다는 점에서 정확한 수치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매장 수나 매출 면에서 적어도 2위인 롯데슈퍼를 위협하기엔 충분한 규모다. 업계에서는 기존 해태마트의 상권이나 성장 가능성을 감안할 때 이랜드가 해태유통 인수로 큰 시너지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하지만 뉴코아 점포를 아울렛으로 전환시켜 100% 이상 성장을 끌어낸 ‘이랜드 파워’는 무시하기 어렵다. 이랜드 관계자는 “누가 운영하느냐에 따라 망하던 매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바뀌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며 업계에 몰고 올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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