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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신고制가 담합적발 효자

먼저 고백하면 과징금·검찰고발 면죄부<br>업계 "과징금 과다 책정" 의견 불구 즉각반발·법적대응엔 유보적 입장


자진신고制가 담합적발 효자 먼저 고백하면 과징금·검찰고발 면죄부업계 "경제여건 고려를" 선처 호소행정소송등 법적대응도 입장 유보 이규진기자 sky@sed.co.kr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1,0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이 부과된 유화업체 카르텔 적발과정에서 '자진신고'제도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자진신고는 카르텔에 가담한 기업이더라도 가장 먼저 신고하면 과징금과 검찰고발 등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이번 유화업체 담합에서 자진신고를 한 호남석유화학의 경우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과징금 전액을 면제받았다. 정재찬 공정위 카르텔 조사단장은 "자진신고의 경우에는 구성원간 담합구조가 깨져 향후 담합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생긴다"며 "카르텔은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자진신고 감면 뺄 경우 사상 최대=유화업체의 카르텔 과징금은 1,051억원으로 역대 카르텔 중 3번째 규모다. 그러나 이번 적발된 유화업체 카르텔 과징금은 자진신고에 따른 과징금 전액감면이 포함돼 있어 이를 뺄 경우 그 규모는 사상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진 신고한 호남석유화학의 경우 지난 2004년 기준 폴리프로필렌과 고밀도 폴리에틸렌의 내수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각각 점유율은 25.2%, 28.5%로 2위 업체에 비해 두 배 이상 컸다. 이번 카르텔로 가장 많은 과징금을 부과받은 SK㈜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12.1%였던 점을 감안할 때 호남석유화학의 과징금 규모는 최소 SK㈜ 이상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시장에서는 호남석유화학의 과징금이 5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도 "자진 신고해 감면한 금액까지 포함할 경우 이번 유화업체의 과징금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담합 어떻게 했나=공정위에 따르면 적발된 10개 업체는 94년 4월부터 11년간 가격담합을 해왔다. 사장단회의나 영업임원ㆍ팀장회의 등을 통해 가격결정을 합의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매달 간사업체의 연락과 주도하에 회의를 열어 판매가격의 기준이 되는 기준가격을 합의하고 이를 기초로 각 사별로 품목별 판매가격을 결정해왔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정 단장은 "이 회의에서는 각 업체별로 매달 가격을 점검함으로써 누가 '배신자' 역할을 했는지 서로 감시자 역할을 담당해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담합행위가 이뤄진 기간 중 10개사의 관련 매출액은 10조4,000억원이다. 매출액의 15%를 소비자 피해액으로 잡을 경우 그 규모는 1조5,600억원에 달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OECD는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카르텔로 인한 피해액을 관련 매출액의 15~20%로 잡고 있다"며 "15%는 가장 낮은 수치를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생계형 카르텔'=유화업계는 담합은 인정하면서도 어려운 경제여건과 기여도를 감안, 선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적발된 가격담합이 수급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한 감산과 판매량 배분 등의 행정지도에서 촉발된 '생계형 카르텔'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유화업계가 과거 10년간 지속적인 적자누적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핵심 수출산업으로 기여해왔으며 환율하락과 고유가 지속, 원자재가 급등 등 삼중고에 처해 있는 상황도 고려해줄 것을 희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ㆍ중국의 공장 신증설 등에 대응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오는 2009년까지 약 3조원의 설비투자가 필요하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공정위가 전향적인 판단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업계는 그러나 공정위의 결정에 대한 즉각적인 반발이나 법적 대응 등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SK㈜는 "현재 공정위에서 일부 품목 매출액에 대한 재산정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에 최종 발표 이후에 입장을 정할 계획"이라며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대해 입장을 유보했다. 용어설명 ◇합성수지=원유 정제과정에서 추출되는 나프타 또는 천연가스(에탄) 등을 열 분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프로필렌과 에틸렌을 주원료로 해 생산된다. ◇폴리프로필렌(PP)=프로필렌을 촉매로 중합한 것. 내열강도나 전기절연성 등이 우수하고 무독성이다. 주로 필름(식품용), 성형제품, 섬유, 어망, 로프, 각종 용기 제작원료로 사용된다. PP의 2004년 국내 매출액은 1조2,336억원이었다.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에틸렌을 주원로로 해 제조한다. 고강도, 저투명성, 변형성이 우수하다는 특성이 있어 쇼핑비닐백이나 맥주상자, 우유용기, 수도ㆍ가스관 등의 제작원료로 사용된다. 2004년 HDPE의 매출액은 7,037억원이다. 입력시간 : 2007/02/2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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