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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행 수입·소비자 해외직구에 콧대 꺾인 폴로

아동복 부진 길어지자 한국 내 고가 정책 포기<br>최대 40%까지 내릴듯


대표적인 수입 아동복 브랜드 '폴로(랄프로렌 칠드런)'의 국내 가격이 올 가을부터 크게 내릴 전망이다. 폴로에 대한 병행 수입 판매와 개별 소비자들의 해외 직접 구매가 늘면서 매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랄프로렌 코리아는 그동안 유지해온 아동복 부문의 한국 내 고가 정책을 포기하고 오는 가을ㆍ겨울 신상품부터 가격을 대폭 내리기로 했다. 상품별 가격 인하율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상품에 따라 최대 40%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이처럼 랄프로렌 코리아가 아동복 가격 정책을 바꾸게 된 이유는 가뜩이나 불황으로 고가 아동복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병행 수입업자들과 개별 소비자들이 해외 직접 구매를 통해 국내 정상 판매가 대비 60~70%씩 낮은 가격에 동일한 상품을 국내로 들여오면서 매출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업주부 이미영(36)씨는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폴로 아동복을 미국 현지 인터넷몰에서 직접 구입한다"며 "육아나 해외 쇼핑과 관련된 인터넷 커뮤니티에 가면 미국 현지 할인 행사 일정과 할인쿠폰 번호 등에 대한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게다가 랄프로렌 상품들의 디자인은 유행을 타는 게 아니라 매년 비슷하기 때문에 할인 행사 때 미리 구입을 해뒀다가 나중에 아이들에게 입히곤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국내 한 백화점에서 랄프로렌의 매출은 한국에 직접 진출한 첫 해인 2011년 4% 증가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3% 역성장했다.

랄프 로렌이 한국 내 가격 정책을 변경함에 따라 비슷한 가격대의 국내 브랜드들도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국내 대형 의류업체들은 랄프로렌 칠드런이 고가 정책에도 불구하고 아동복 분야에서 큰 인기를 누리자 자사 브랜드의 아동복 라인을 랄프로렌 칠드런과 비슷한 가격대에 내놓고 경쟁을 벌여왔다.

국내 의류업체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브랜드 파워가 위축된 랄프 로렌이 아동복 가격을 내린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구체적인 인하율은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추후 가격 인하 상황을 봐가며 대응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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