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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실채권·부동산 투자가 유망"

내년 투자 환경도 불확실… 日·유럽·신흥국선 수익 내기 힘들어

마크스 오크트리 회장 "한국도 부실자산 매력 뜰것"


"내년에도 불확실한 투자 환경이 이어질 것입니다. 그나마 미국이 안정적이면서 유망한 투자처로 판단하고 있어 미국 부실채권과 부동산 시장에 주목할 계획입니다."

하워드 마크스(사진) 오크트리 창업자 겸 회장은 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불확실한 환경에서 미국 시장에서 대체수익원을 발굴해나가면서 신중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크트리는 부실채권·회사채·전환증권·부동산·상장주식 등에 투자하는 미국의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로 12개국 17개 도시에 진출해있다. 올 6월 말 기준으로 97조원의 자금을 운용 중이다. 오크트리는 100대 미국 연기금 가운데 75개의 위탁 운용을 맡을 만큼 대체투자 부문에서 신뢰도 높은 운용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오크트리는 국민연금으로부터 해외사모펀드를 위탁받는 등 국내 연기금에서도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하고 있다.

마크스 회장은 당분간 미국의 부실채권과 부동산에 투자하며 신중한 투자 방식을 고수할 계획이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어 현지 사정에 밝은데다 여전히 가격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마크스 회장은 "지난 4년간 제공 금리가 높지 않은 뉴욕 중심가 부동산이 아닌 교외나 비도시 지역을 찾아다니며 부동산에 투자한 결과 만족할 만한 수익을 거뒀다"며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는 했지만 아직 거품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어서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채권의 경우 부실채권 투자가 유망하다고 전했다. 다만 과거에 비해 공급이 제한적인 만큼 신중한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 시장에서 부실채권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부실채권을 합리적인 가격에 매입해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며 "수익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부실채권이 유망하지만 물량 확보가 충분하지 않은 만큼 신중한 투자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스 회장은 당분간 미국 시장이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일본과 유럽·신흥국 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해 수익을 달성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마크스 회장은 "일본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통해 소비 진작에 나서면서 디플레이션(저성장)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저축을 선호하는 일본 국민들의 투자 성향을 감안하면 효과가 나타날지 미지수"라며 "일본은 미국이 두려워하던 20년 전과 다른 상황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유럽 중앙은행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매입하는 등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주목해야 할 부문은 정치적 문제"라며 "하나의 연합체로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장담할 수 없어 경제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완벽할 수는 없지만 다른 시장에 비해 양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마크스 회장은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지만 현재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고용 수준을 고려했을 때 완벽한 정상화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크스 회장은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장기 투자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투자를 통해 수익을 거두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며 "연기금들과 계약할 때 단기적으로 투자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도록 계약을 하고 있는데 이는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를 우선시하는 투자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스 회장은 한국 시장에서 부실 채권에 대한 투자 인식도 서서히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투기 등급(BBB급) 채권 등에 대해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만 제공 금리가 높은 수준이어서 결국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과거 미국에서도 투자회사들이 투기 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것을 억제하기도 했지만 충분한 이익을 제공하면서 인식이 개선됐다"며 "한국에서도 부실자산이나 회사채에 대한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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