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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탈레반과 직접 접촉·협상

송민순 외교 "한·미 군사작전 가능성은 배제"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 억류된 한국인 피랍자들의 석방을 위해 탈레반 측과 직접 접촉을 갖고 협상 타결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피랍사태 보름째인 2일 “앞으로 며칠이 상당히 중요할 것”이라며 “이 기간 단초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이어 “(탈레반 측과) 모든 접촉의 가능성을 열어둔 채 유효하고 최선이 되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프간 현지에 파견됐다가 지난 1일 파키스탄을 방문, 체류기간을 이날까지 하루 연장해 현지 고위관리들과 면담한 백종천 청와대 외교안보실장과 최근 탈레반 측과 직접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강성주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의 활동이 주목된다. 특히 이날 새벽 AP통신은 아프간 가즈니주(州)의 마라주딘 파탄 주지사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 무장세력이 강 대사와의 대면협상을 허용했고 관계자들이 대면협상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탄 주지사는 한국에서 도착한 또 다른 고위당국자가 탈레반과 대면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아프간군 당국은 가즈니주의 피랍자 억류 추정 지역에 중무장 장갑차를 배치하고 주민들에게 군사작전에 대비해 피란할 것을 요청하는 전단을 뿌리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 가능성을 배제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존 네그로폰테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난 뒤 “현재 한국과 미국 모두 아프간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질의 안전한 석방”이라고 강조한 뒤 “양국은 이른 시간 안에 안전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의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한국인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이 개시됐다는 일부 보도를 부인한 뒤 오는 5일로 예정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하미디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한국인 피랍사태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한편 ARF에 참가한 26개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이날 아프간 한국인 인질사태와 관련한 성명을 통해 인질들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촉구하고 “우리는 한국민과 한국 정부에 연대감을 표하는 한편 인질 납치를 규탄한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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