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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NO.1도 한국IT시장선 맥도 못춘다

`한국 소비자들은 까다로워 입맛을 맞추기 쉽지 않다` 국내에서 활동중인 외국계 정보기술(IT)기업의 마케팅담당자들이 털어놓는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워낙 유행에 민감하고 첨단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한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No 1`기업이라도 정작 한국시장에서 맥을 못추고 고전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세계적으로 확고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야후나 노키아, 델, 시만텍 같은 기업들이 단적인 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IT산업의 성격상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가 중요하지만 다국적기업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고집하며 본사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빅 3`마저 위협받는 야후= 인터넷 포털업체인 야후코리아는 불과 2년전까지만 해도 국내 1위의 아성을 지키며 벤치마킹 대상으로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경쟁구도가 치열해지면서 다음과 네이버에 밀려난 데 이어 급기야 3위 자리를 놓고 네이트닷컴과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 야후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의 지침에 일일이 따르다 보니 토종기업들의 빠른 속도와 유연한 인력 활용을 따라갈 수 없다”면서“하지만 안정된 서비스에서는 훨씬 앞서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일부 사업까지 철수한 노키아= 세계시장 점유율 34.8%로 삼성전자(3위)와 3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노키아는 한국시장에서 유독 힘을 못쓰고 있다. 한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노키아는 지난해 1월 한국시장 진출 1년 6개월만에 일부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했다. 당시 노키아의 점유율은 1%대에 머물렀다. 현재 노키아는 비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WCDMA) 시장이 본격화하기를 기다리며,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단말기 플랫폼인 `시리즈 60`의 보급에만 주력하고 있다. 한국노키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까다롭고 다양한 부가 서비스 요구를 제대로 들어줄 수 없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어려움을 설명했다. ◇점유율 2% 밑도는 델= 세계 PC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델은 국내에서는 연간 3만5,000여대를 판매하는데 머물러 있다. 지난해 4ㆍ4분기 국내 PC시장에서 델은 점유율 1.7%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 같은 부진은 무엇보다 유통구조의 약점과 독특한 영업스타일이 국내시장에서 먹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화나 e메일 등 온라인 주문생산에만 주력하고 있지만 정작 가격도 싸지 않은데다 브랜드 인지도마저 낮아 애를 먹고 있다. 국내 PC시장이 지난 2000년을 전후해 급팽창했지만 델은 이보다 한발 늦은 2002년부터 시장 공략에 나선 점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보안시장은 토종기업 독무대= 글로벌 `빅3`로 불리우는 시만텍은 해외시장 점유율 37%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백신시장은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가 8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독특한 사례다. 이는 토종기업들이 기술력을 갖춰 시장을 선점한데다 지속적인 고객지원을 통해 일찌감치 고지를 점령했기 때문이다. <장선화기자,한영일기자 Indi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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