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다. 저금리에 허덕이는 은행들의 공격적인 신규 상품 출시와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 집중이 맞물린 결과다. 하지만 금리 하락세가 계속되는 신용대출이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가계대출의 위험성을 더욱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8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지난 4월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84%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가계신용 평균 금리가 3%대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여타 은행들 또한 4%대 초반의 금리를 기록해 조만간 3%대 진입이 유력한 상황이다. 4월 현재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 기준으로 신한은행은 4.04%, 우리은행은 4.07%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신용대출 금리 하락 추이가 어느 때보다 가파르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국민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4월과 비교해 1년 사이 1.61%포인트나 떨어졌다. 특히 올 들어 하락세가 가팔라 1월 4.72%, 2월 4.54%, 3월 4.23%로 꾸준히 하락했다. 신한은행 올 초 4.50%에서 2월과 3월 각각 4.43%와 4.29%를 기록했으며 우리은행은 1월 금리 4.56%와 비교하면 석 달 사이에 0.49%포인트가 떨어졌다.
이 같은 하락세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률과 비교하면 더욱 눈에 띈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4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55%로 4월의 3.10%와 비교하면 차이가 0.45%포인트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3.69%에서 3.00%로, 우리은행은 3.73%에서 2.99%로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가계신용대출 금리는 은행들이 자행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신용대출 금리보다 낮다. 시중 4대 은행의 직원용 신용대출금리를 보면 하나은행이 3.8%로 가장 낮고 이어 국민(4.5%), 신한(5.5%)·우리(5.5%)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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