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세계적인 금융전문가 윌리엄 라이백(사진) 홍콩 금융감독국(HKMA) 수석 부총재를 6개월 임기의 고문으로 영입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라이백 수석 부총재는 오는 10월20일부터 금감원에서 정식 근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금감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29일 “최근 한국을 방문한 라이백 수석 부총재와 영입문제를 마무리 지었다”며 “10월20일부터 6개월 임기의 고문(special advisor) 역할을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9월 중순께 정식계약을 맺게 된다”며 “금감원 부원장으로 계약을 연장하는 문제는 6개월 이후에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라이백 수석 부총재의 고문 영입을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그를 영입하는 것보다 어떻게 활용하고 성과를 내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 지방은행의 부행장은 “금융의 글로벌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국제경험이 풍부한 금융전문가를 감독기관이 나서서 영입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라이백 부총재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가 가진 노하우를 어떻게 잘 접목시키느냐에 따라 한국을 바라보는 세계 금융계의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라이백 수석 부총재를 실무 부원장이 아닌 고문으로 영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도 적지않다. 금감원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생색내기용 영입을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영입이라는 형식만 갖추고 실권을 주지 않는다면 6개월 동안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라이백의 영입은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세계적인 금융경쟁 확보나 동북아금융허브 구축을 위한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라이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상임이사로 은행감독을 담당했고, 홍콩 금융감독국에서는 부동산 담보대출 사태를 안정시키는 등 국제금융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라이백은 8월 말 임기가 끝난 후 9월 중순부터 근무할 예정이었지만 10월 초 자녀 결혼식 이후로 한 달 늦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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