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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기업 유상증자 차질 '울상'

'약세장 불똥' 발행가 하향조정 불가피… 연기·취소도 쉽잖아 자금압박 커질듯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등록 기업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확정 발행가가 주가보다 낮아지거나, 아직 발행가를 결정하지 않은 기업들은 실권 방지 차원에서 발행가를 낮춰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금 조달 규모가 애초 목표에 크게 못 미쳐 향후 기업 운영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 증자기업, 약세장 ‘불똥’ = 12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이 달에 유상증자에 따른 청약을 실시하는 기업은 총 8개사. 테크메이트ㆍ제일엔테크ㆍ하우리 등 3개사는 일반공모를, 한일화학ㆍ동양반도체ㆍ프로칩스ㆍ한아시스템ㆍ에프에스티 등 5개사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선다. 오는 17~18일 250만주를 청약 예정인 하우리는 이미 신주 발행가(1,700원)가 현 주가를 넘어선 상태. 해외 시장 공략 관련 투자 자금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얼마만큼 청약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실제 이날 청약을 끝낸 테크메이트의 경우 550만주 가운데 50만주가량만 청약이 이뤄졌다. 발행가가 주가보다 높아 대량 실권이 발생한 것. 한일화학도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울며 겨지 먹기’식으로 발행가를 4,060원에서 3,190원으로 낮췄다. 민정식 대신증권 기업금융팀 과장은 “일반공모는 청약 5거래일 전을 기산일로 1개월 평균종가, 1주일 평균종가, 최근일 종가 가운데 높은 가액을 기준 주가로 설정하는 만큼 발행가가 높은 편”이라며 “주가 하락으로 청약이 임박한 기업들은 발행가 하향 조정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 등록기업, 자금 압박 커질 듯 = 시장이 당분간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전환하기가 어려워 당장 자금 수요가 있는 기업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때문에 기업들로서는 증자를 미루거나 취소한 뒤 증시 여건이 호전되기를 기다리기도 어려운 입장. 특히 증자를 취소하면 공시 번복에 해당하고, ▦배정비율 ▦발행 주식수 ▦발행가격을 20% 이상 변동하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설상가상이다. 그나마 제3자 배정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제3자 배정은 일반공모(30%) 등에 비해 할인율이 10%로 낮은 데다, 이면계약 가능성으로 자금 조달에 리스크가 크다”며 “최근 관계당국의 감독 강화로 제3자 배정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자금난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이상훈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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