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체크카드 보급 확산과 대규모 정보 유출에 따른 카드 축소 움직임으로 3장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빚지지 말자’는 풍토가 확산하면서 카드 결제 중 일시불 비중이 처음으로 70%를 넘어섰고 체크카드 이용액도 90조원에 육박했다.
현금서비스 등 고금리 장사가 쉽지 않게 된 카드사들은 1억6,000억어치 보험 대리 판매를 하는 등 카드 시장이 왜곡 현상을 보이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제활동 1인당 보유 신용카드는 3.9장으로 2007년 3.7장 이래 처음으로 4장 미만으로 내려갔다.
1인당 신용카드 보유량은 2009년 4.4장, 2010년 4.7장, 2011년 4.9장으로 급속히 늘다가 2012년 4.6장으로 줄어든 바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체크카드 활성화로 신용카드 이용이 줄어든데다 카드사의 부가혜택 축소 등으로 금융소비자가 불필요한 카드를 정리한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밀어붙인 휴면 카드 정리 작업도 한몫했다.
올해는 국민카드 등에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하고 삼성카드에서 전산 마비 사고 발생하는 등 카드사에 대한 신뢰도마저 떨어져 1인당 3장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발행된 신용카드는 1억203만장이며 올해는 9,000만장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꼭 필요한 곳에만 쓰자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전체 신용카드 이용액에서 일시불 결제 비중이 70%를 넘어선 것도 눈에 띈다.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액 중 558조원 가운데 일시불 결제는 전체의 72%인 401조원에 달했다. 이는 카드 사태 전후인 2001년 27.1%, 2002년 29.1%, 2003년 39.5%에 비하면 급증한 셈이다. 2011년과 2012년에는 각각 67.9%와 69.2%였다.
반면 최근 지속적으로 늘었던 할부 비중은 지난해 전체 신용카드 이용액의 15.7%로 2009년 15.6%로 이래 가장 낮았다. 현금서비스 비중은 12.2%에 불과했다. 2000년 전체 신용카드 이용액 중 현금서비스 비중이 64.6%였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자신의 통장에 예치된 돈 만큼만 쓸 수 있는 체크카드의 인기는 급증세다.
2005년 7조원에 불과했던 체크카드 이용액은 2012년 80조원 문턱을 넘더니 지난해에는 88조원을 기록해 올해는 9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이처럼 카드 고객이 합리적인 소비를 함에 따라 수수료 수익 등이 줄어든 카드사는 과도하게 부수업무에 매달리는 분위기다.
지난해 카드사의 보험대리 판매만 1조6,600여억원으로 10년 전인 2003년 3천600억원에 비해 4배가량 급증했다. 여행 알선도 지난해 5,153억원으로 처음으로 5,000억원 고지를 돌파했다.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올해 초 신한카드와 국민카드 등은 카드사와 보험사가 연계해 판매하는 카드슈랑스 보험 상품에 대해 고객에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팔았다가 기관 경고와 과태료 등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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