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연영규 증권업협회장/“자금시장 안정돼야 증시회복”(월요 초대석)

◎최근 침체장 기아사태 등 외부 악재서 비롯/경제 거시지표 호전… 정부 가시적 지원을주식시장이 자생력을 상실한 채 붕괴위기를 맞고 있다. 기아그룹 사태로 촉발된 자금시장 불안정이 단기에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회사채를 비롯한 각종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이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다 동남아국가에서 시작된 외환 및 금융위기가 국내까지 파급돼 외국인투자가들이 국내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낮추고 있다. 외국인들은 9월 들어서만 이미 2천억원 이상의 주식순매도를 기록했다. 증권업협회의 연영규 회장(62)은 『최근 주식시장의 침체는 증시 내적인 문제보다는 기아사태 장기화에서 비롯된 자금시장의 혼란과 같은 외부악재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고 최근의 증시침체를 진단했다. 연회장은 『이같은 악재요인들이 먼저 해소돼야 주식시장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며 기아사태의 조기해결과 당국의 증시안정화대책을 호소했다. 연회장으로부터 주식시장의 현황과 전망, 증권업계의 현안 등을 들어봤다.<편집자주> ○투자심리도 냉각 ­최근 주식시장은 외국인, 기관, 일반인 할 것 없이 무조건 팔고보자는 식의 투매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추석직후인 지난 18일 7백1포인트던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주말까지 불과 8일(거래일수 기준)만에 70포인트 이상 급락한 6백20포인트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최근의 주식시장 침체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매우 답답한 심정입니다. 개인적으로 최근의 주식시장 침체는 증시 내부의 수급불균형 요인보다 기아사태로부터 촉발된 자금시장 불안정이 가장 큰 요인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외환시장도 불안정해지면서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를 급속히 냉각시키고 있는 양상입니다. 기아그룹 사태가 조기에 해결된다면 침체 분위기를 일신시킬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주식시장 자생력만으로 이같은 난관을 뚫고 나가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최근의 주가 폭락은 한국통신 주식의 상장 대기 등 주식시장의 수급불균형이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단기 매물압박인 신용융자잔액이 고객예탁금을 7천억원 가량 웃돌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냉각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통신 주식의 상장대기와 잠재매물인 신용융자잔액이 3조2천억원대인 반면 주식매수 에너지인 고객예탁금은 2조5천억원대에 그쳐 7천억원 가량의 차이를 보이는 점도 주식시장의 수급불균형을 악화시켜 침체를 부추기는 요인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용융자금액과 고객예탁금의 차이가 늘어나는 것은 신용융자가 늘어서가 아니라 고객예탁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아그룹 사태 등으로 촉발된 자금시장 불안정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지요. ­기아사태 해결이 주식시장의 최대 관건이라는 점에 별다른 이견은 없습니다. 하지만 기아사태가 도저히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을 보이지 않고 있는 현상황에서는 결국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의미인지요. ○어려움 이미 설명 ▲기아사태로 대변되는 최근의 경제상황은 매우 열악합니다. 하지만 기아사태와는 별개로 국내 거시경제 지표들은 지속적으로 호전되고 있습니다. 즉 현재의 주식시장 침체는 악재요인이 돋보여서지 호재요인이 전혀 없기 때문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정부 역시 최근의 주식시장 침체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일부 보도에서 거론됐다시피 주식액면분할제 도입, 거래세 인하 및 일본·독일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주식양도차익 비과세 적용 등이 심도있게 검토되고 있다고 알려졌잖습니까. 증권 및 투신업계에서도 최근의 주식시장 침체에 대응해 이달초 재정경제원에 다양한 시장 안정화 방안을 건의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 주중에 있었던 국제통화기금(IMF:International Monetory Fund)연차 총회 참석중 정부 고위관계자들에게 현재 주식시장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 했습니다. 정부의 주식시장 안정화 조치가 가시화되고 투자심리를 안정시킬 일정한 냉각기간을 거친다면 우리나라의 주식시장은 국내 경기 회복에 발맞춰 또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믿습니다. ­정부가 검토중인 시장 안정화 방안중에는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추가확대 폭을 당초의 3%포인트에서 6%포인트 이상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인 투자한도 등 증시 개방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자리를 통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오는 99년부터 전면개방을 할 방침이라면 이를 조기에 실시하는 것도 검토할만 합니다.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는 지난 92년 이후 네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증가해 현재 종목당 23%까지 허용돼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실제 주식투자 총액은 현재 전체 발행주식의 12%정도입니다. 이는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무조건 투자한도만큼 사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국내 주식시장을 전면 개방하더라도 외국인들이 사고 싶어하는 주식이 일정 수준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주식시장 개방이후 핫머니의 유입과 이에 따른 증권시장 교란을 굳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지요. ○기관 비중 상향을 ­최근 주식시장 침체 요인중에는 기관투자가들의 거래비중이 외국에 비해 너무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장기적인 주식투자층이 상대적으로 적어 최근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주식시장이 단기간에 과도하게 반응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주식거래 비중이 최근 전체 주식거래의 20%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높다고 해서 주식시장의 구조가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일본의 경우 기관투자가의 비중이 70%에 달하는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20∼30%에 불과합니다. 이러다보니 주식시장이 생동감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일본 주식시장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소액투자자금을 운용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낮은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기관투자가들의 경우 최근과 같은 주식시장 여건에 오히려 더욱 과감하게 주식을 처분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실제로 최근의 주가 하락기간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은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장기투자를 정착시키기 위해 기관투자가 비중이 현재보다는 좀더 적정한 수준으로 상향 조정돼야 할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상한선 폐지한 것 ­증권업계의 내부 현안으로 화제를 돌리겠습니다. 9월부터 위탁자 주식매매 수수료가 사실상 자율화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증권사들의 수수료는 차별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의 수수료 자율화는 엄밀하게 말하면 수수료 상한선을 폐지한 것입니다. 이미 이전에도 수수료 하한선은 없었으니까요. 문제는 국내 주식매매 수수료가 여타 국가들보다 결코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동남아 주식시장의 경우 수수료율은 평균 0.7∼1%에 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디스카운트브로커(위탁매매 전문 증권사)의 경우 일정액이하의 소액투자자들에 대해서는 국내 수수료보다 최고 7배이상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3천만원이하 소액투자자들에게 부과되는 수수료율은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국내 증권사들은 위탁매매 수수료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도 수수료 인하에 따른 출혈경쟁을 자제케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합니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수수료 의존도가 30∼40%인 상황에서 수수료 자율화가 이뤄진데 반해 우리는 현재 수수료 의존도가 70∼80%에 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