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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그는 누구인가
입력1999-11-23 00:00:00
수정
1999.11.23 00:00:00
화흥초등학교 6학년때 선배를 따라 역도를 시작한 그는 2년정도 「역사(力士)」로 꿈을 키웠으나 근육이상으로 포기하고 학업에 전념했다.그러나 그의 운명은 87년 고등학교 입학식 첫 날 교내 체육특기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바뀌었다. 역도선수의 이력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15명의 교내 체육특기자중 한 명으로 선발되는데 최경주선수는 이때 처음 「골프」를 만난다.
당시 체육선생은 「역도할 사람은 왼쪽으로, 골프할 사람은 오른쪽으로 모여라」라고 했지만 단 한명도 「골프부」에 지원하지 않았다. 역도를 선택한 최경주는 체육선생의 강요로 다른 5명과 함께 골프부원이 됐다.
선생은 다음날 골프부를 데리고 최경주가 평소 통학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저게 꿩사육장이냐 뭐냐」고 궁금해하던 곳으로 데려갔다. 바로 골프연습장이었다. 7번아이언 클럽을 쥐어준 선생은 연습장의 망을 넘기는 사람에게는 볼을 줍는 일을 면제해주겠다고 했다. 최경주는 첫 타석에서 망을 맞춰 볼줍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렇게 최경주의 골프인생은 시작됐다.
최경주가 본격적으로 골프에 전념하게 된 것은 같은 해 여름 한 중년신사를 만나면서부터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 중년신사는 서울에 있는 한서고등학교 재단이사장인 김재천(金在千·67)씨다. 金이사장의 권유로 최경주는 2학년때 이 한서고로 전학한다. 전남 영암이 고향인 金 이사장은 당시 학교설립과 함께 골프부 창단을 구상하고 있던 차에 완도로 피서를 떠났다가 진주를 발견한 것이다.
한서고를 졸업한 최경주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프로무대를 노크한다. 졸업후 3년후인 92년 세미프로와 93년 PGA프로테스트에 응시해 첫번에 모두 통과했다. 이후 최경주가 대성할 재목임을 간파한 후원사들이 줄을 잇는다. 지난 95년 국산 의류업체인 「슈페리어」는 최경주와 메인 스폰서십계약을 맺었고, IMG코리아는 최경주의 모든 일정을 관리해줬다. 용품업체인 스팔딩사의 한국총판도 최경주의 지원에 나섰다.
이밖에 88CC(대표 여명현)는 지난해 11월 최경주를 과장급대우를 해주며 소속프로로 영입해 안정적으로 선수생활을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했다. 여기에는 88CC의 회원이 중심이 된 「88CC 최경주후원회」와 체계적인 체력훈련 및 멘탈게임의 전략을 담당하며 지난 2월부터 약 8개월간 함께 호흡을 맞춘 경인여자대학의 우찬명(禹粲命·사회체육과)교수도 최경주의 오늘을 있게한 숨은 공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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